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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릴레이.42] 김태훈 계명대 문예창작학과 4학년…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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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은 늘 좋지 못한 쪽으로 기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을 향해 허리가 휘어가니까, "이젠 어떻게 살아야"(시 '기다리는 사람' 중에서)하는지와 같은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살기 위한 발버둥은 늘 바닥에 가까이 사는 사람에게서 더 자주 목격된다. 청춘, 소수자, 노약자 등 세상의 가장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이란 날 것이다.

최지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개 "변하지 않은 것은 과거뿐"(시 '컨베이어' 중에서)임을 알면서도 현실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슬픔을 덮고 사는 생활이 계속된다고 해도 살아가야만 하는 삶이 있어 어깨는 작아진다. 그러면서 시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자꾸만 묻는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느냐고, 그러나 뭘 하지 못했었다고 자꾸만 자책은 늘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자세는 사랑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자세일 것이다. 누군가를 위하려는 삶, 모두가 그나마 살만한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직접 행하고 세상의 중심을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사람답게 사는' 삶의 방식이다.

나는 앞으로의 삶이 힘들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슬픈 마음이 안 슬픈 마음이 될 때까지"(시 '1995년 여름' 중에서) 생활이 슬프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의 일과 사랑과 아픔을, 배운 게 없어도 세상의 어둠을 지워나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의 편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일하고 사랑하고 말한다. 이 책을 읽을 당신의 삶이 기울더라도 볕이 드는 쪽으로 기울기를 희망한다.

☞김태훈씨는 '북 릴레이' 다음 편에 소설집을 출간 예정인 윤탐 작가를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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