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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역대 대통령 인사를 보면…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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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규 논설위원

'고소영' '강부자' '성시경' '캠코더' '여민호' '서오남'. 짐작하겠지만 사람 이름이 아닌, 역대 대통령 인선의 특징을 나타낸 신조어(新造語)다. 새 대통령 당선 후 조각(組閣)때 등장한 말이지만, 정권 말기로 가면 늘 실패의 대명사처럼 따라다닌다. 측근들을 중용하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기에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다만 '깜'이 안된 사람의 보은성 인사가 항상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한 실패 책임도 오롯이 대통령의 몫이다. 인사는 국정 지향점의 바로미터라 항상 국민적 관심사다. 철 지난 앞 정부의 인사를 새삼 소환하는 것은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과 '강부자(강남부동산 자산가)'는 이명박 정부의 인사 때 등장한 용어. 강남 자산가가 많이 포진돼 '부자 내각'이란 꼬리표가 붙었고, 이후 부자 감세 논란을 불렀다. 청와대와 내각에 소망교회 관련자 중용은 정권 내내 특정 종교 편향 시비를 낳았고, 불교계 27개 종단 2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위를 촉발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및 수첩 인사도 도마 위에 오른 케이스. 특정 대학 동문이란 점만으로 인사에서 늘 하마평에 올랐고, 수첩 인사는 나홀로 인사, 밀실 인사란 비판에 직면했다. 이는 부실검증 논란을 불렀고, 김용준·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이완구 총리의 최단명 재임 등으로 이어졌다. 최순실 등 비선 실세와 문고리 3인방의 득세로 끝내 박 정권은 종말을 맞았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와 '여민호(여성·시민단체·호남)'가 전부다. 철저히 진영에 의존한 인사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이들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정책에 어떤 여과 장치도 없었다. 5년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내로남불'은 국민을 완전히 둘로 갈랐고, 결국 정권을 잃는 단초를 제공했다. 남녀를 갈라치기 한 페미니즘 논쟁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모두가 인사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다.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 인사로 불린다. 대통령 동문과 남성 중용이 눈에 띈다. 검찰 출신도 곳곳에 포진했다. 좌우 이념보다 주로 인맥에 의존했다. 각료 대부분이 대통령과 인연이 닿은 사람들이다. 정치적 경험이 일천한 윤 대통령의 인재풀이 제한적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와 첫 내각 인사에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순 없을 것 같다. 옛 정부 인사를 무늬만 바꿔 임명한 것으로, 참신성이나 혁신과 거리가 멀다. 여성과 청년 배제로 다양성 부족이란 평가도 받는다. 포용과 통합, 협치를 고려한 탕평 인사로 보이지도 않는다. 갖가지 논란을 부른 인사의 등용도 국민 눈높이를 외면한 것이다. 전문성과 실력 위주 인사라고 하지만 선뜻 와닿지 않는다.

능력을 고려한 적재적소의 인사인지, 앞 정부의 실패한 인사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1~2년 내 판가름 난다.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내각 인사가 남성 편중이란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여성에게 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대로 인사 중용과는 달리 청년이나 여성에 대한 배려, 검찰공화국이 아닌 정의와 공정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길 진정으로 바란다.
박윤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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