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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교육] 교사의 역량

2022-06-06

이지영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한 그릇의 밥을 푸면서
한 알도 흘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교사,
더러는 발밑에 떨어진 것도 주워담아
제 입에 넣고 맛있게 씹을 일이다'

-나희덕, '한 그릇의 밥' 중에서

교사라는 이름으로 고민하며 밤을 보내던 날이 있었다. 그때 만난 이 시는 교사라는 일의 묵직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명감을 북돋기에 충분했다. 그로부터 강산이 두 번은 더 바뀌었을 시간이 지났다. 교사로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여전히 배울 것은 많고 내게 힘이 되었던 시구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금요일 저녁, 강의실은 교사들로 가득 찼다. 일과를 마치고 연수 장소에 도착하니 쌓여 있던 피곤함이 몰려온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다른 교사들도 나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배움을 위해 연수에 참여한 만큼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는 않다. 3시간의 강의는 생각보다 빨리 지나간다. 기억하고 싶은 곳에는 밑줄도 긋고 의문이 드는 것은 메모도 해 둔다.

우리 교사들이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하는 것은 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도, 세상도, 교육과정도 변하고 있다. 우리 교사들은 수업을 통해 깊이 있는 이해를 이끌어내야 하고, 과정중심 평가와 학생들의 기초·기본 교육을 내실 있게 설계해야 한다. 물론 인성교육과 학교생활, 상담 등의 분야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런 현실을 알고 있기에 많은 교사들이 늦은 저녁 연수에도 시간을 내어 참여한다. 스스로 배움의 기회를 찾아 공부하는 것은 교사의 역량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교사의 역량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교사의 역량은 어느 한 분야 혹은 단편적 지식, 기능에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교사는 상황에 맞게 수업-평가를 설계하고 여러 맥락 속에서 선택, 조절, 통합하여 학생을 배움의 길로 이끄는 능력이 필요한데 그것을 교사의 역량이라 부를 수 있다.

연수를 통해 교사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수업 사례도 공유하고 여러 고충 등 다양한 수업 이야기를 나눈다. 크게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과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지속적인 배움 속에서 교사의 성장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성장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교사의 의미 있는 성장이란 결국 교육 현장 속 나눔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나와 너의 생각을 공유하며 우리의 배움이 일어나고 그 깨달음이 교사의 성장을 촉진하여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수업 시간에 들었던 한 학생의 발표가 기억에 남는다. 자신에게 맡겨진 어떤 일을 잘 해내지 못해 마음이 편치 못했는데 한 선생님께서 "괜찮아"라는 말씀을 하신 것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흔히 하는 말로 여길 수 있는 말이었지만 그때의 자신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교사들에게도 '괜찮아'가 필요하다. 수업과 평가, 생활지도 등에 지친 교사들에게 역량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는 지지가 필요하다. 서로의 마음을 토닥이는 위로의 과정이 필요하다.

6월, 교사들이 한창 바쁜 시기이다. 수업과 생활지도뿐만 아니라 기말고사 준비부터 수행평가 마무리 및 채점 등 다양한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여유를 가지고, 서로를 인정하며 내 옆의 동료에게 '괜찮아'를 보내보자.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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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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