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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세상] 폭풍 속에서

2022-07-01

미래통찰할 수 있는 사람이
위기속에 성과 얻을 수 있어
냉철한 판단력과 경험 중요
마땅한 대응 전략의 수립 등
대비책 잘 세워야 폭풍 견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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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업 객원논설위원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전쟁이란 폭풍 속에서 살고자 했고,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쳤던 젊은이들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폭풍으로 찢긴 조국이 처절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뮤지컬 '폭풍 속에서'의 시놉시스다. 폭풍은 그 모습이 전쟁이든 경제위기든 사람들에겐 언제나 가혹하고 두려움의 대상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기자들에게 "창문이 흔들리고 마당의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것을 못 느끼느냐"고 지금의 경제상황을 폭풍전야로 표현했다. 우리 경제를 몰아칠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음을 상기시킨 것이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를 수습하기 위해 풀어 놓은 막대한 팬데믹 머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두 개의 폭풍의 핵이 맞물려 이루어진 세계 경제를 뒤흔들 위기가 퍼펙트 스톰이다.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의 한국경제 복합위기는 이제 시작되었고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2019년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 684조9천억원이 2022년 3월 현재 960조7천억원으로 40.3% 급증한 상황에서 통화긴축과 고금리로 원리금 상환이 본격화하는 내년을 생각하면 자영업자와 취약가계, 한계기업들은 대책 없이 한숨만 내쉴 뿐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은행 빚으로 버텨온 이들에게 내일은 그야말로 '폭풍 속에서'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를 건널 때, 기상예보를 바탕으로 처음에 결정한 항로로만 무작정 직진하면 파도에 휩쓸려 난파할 가능성이 크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바람과 파도의 변화를 읽으며 수시로 방향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영석학 이브 도즈 교수의 말이다. 위기는 대개 예측을 바탕으로 한 계획과 다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여기서 예측이란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과거에 나타난 통계적 추이와 지속적인 경향 또는 재현성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 예측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시계열 분석 등 통계적인 추정과 최근에는 빅데이터까지 활용하고 있으나, 과거가 아닌 지금 상황에 맞는 시의적절한 통계자료는 부족할 수밖에 없어 기업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대다수의 기업, 특히 정보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기업들은 과거 유사사례를 벤치마킹하거나 경영자의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보의 디지털화와 다양한 미래 전망과 분석정보를 생산하는 조사기관의 활동에 의해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정보로부터 국가경제나 산업이 아닌 바로 자신의 사업 활동에 중요한 미래통찰(insight)을 뽑아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미래통찰은 외부 정보에, 정확하게 파악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전략적으로 결합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이 어려워져도 성과를 얻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미래통찰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통찰 역량은 외부정보의 양이 아니라 개인의 냉철한 판단력과 다양한 사업경험에서 체득되는 암묵지로부터 나온다. 어느 기업보다 미래예측을 중시하여 정보수집과 트렌드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노키아도 과거 성공방식에 대한 집착과 자기 능력에 대한 과신 때문에 몰락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통찰을 얻는 것만이 닥쳐올 위기에 대한 대비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얻어진 미래통찰이 마땅한 대응 전략의 수립과 실행으로 이어질 때 미래 예측 활동은 비로소 제힘을 발휘한다.

여기서 아무리 여러 대비책을 주절주절 늘어놓아도 폭풍은 견디기 힘들다. 폭풍이 두렵다.권 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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