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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릴레이 .45] 강지수 그림작가…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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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차가 있겠지만, 내겐 증오와 원망이 다른 어떤 감정보다 다루기 힘들게 느껴진다. 증오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 마음이 증오의 대상에게 공격적인 모양으로 쏟아지는 시간보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회오리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증오와 원망이 싹튼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과 일상을 계속해서 갉아먹으며 자라므로 그는 점점 비대해지는 증오와 원망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에서는 이러한 증오와 원망을 잠재울 수 있는 한 가지 방안으로 용서가 논의된다. 이 책엔 아주 평범한 46명의 사람이 내 아들을 죽인 소년, 수용소에서 나를 학대했던 이웃 주민 등을 용서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용서의 정의와 쓰임은 저마다 다르며, 책을 엮은이는 용서에 대한 모든 의견을 수용한다. 그것이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결론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용서를 말한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용서라는 단어에 입혀진 성스럽고, 은근히 강제되는 듯한 부정적 이미지가 오히려 편견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던 이를 용서한 사람들, 자기 자신을 용서한 사람들, 그리고 용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누군가를 용서하겠다거나 혹은 아무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론. 혹은 전혀 다른 결론이 날 수도 있겠다. 무엇이 되었든 증오와 용서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가 증오와 용서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 둘 중 하나를 택하거나 아무것도 택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은 크고 값지다. 그 값진 선택에 이 책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작가 강지수씨는 '북 릴레이' 다음편에 음악가 김시목씨를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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