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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TALK] 연극 '파우스트' 연출 정철원 전 대구시립극단 감독 "파우스트 전편공연…공공역할 다하고 싶었다"

2022-09-22

새로운 해석보다 원작에 충실…난해하지만 깊이있는 메시지 쉽게 전달
악마와 파우스트 내기장면 관전포인트…그레첸의 비극도 눈여겨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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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의 연출을 맡은 정철원 전 대구시립극단 감독이 배우들을 지도하고 있다. <대구시립극단 제공>

대구시립극단의 제53회 정기공연 '파우스트'가 오는 24~25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 정기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괴테의 파우스트 1·2부를 모두 공연한다는 것이다. 파우스트의 경우 보통 1부만 극으로 진행한다. 방대한 분량과 심오한 내용으로 전편을 연극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시립극단은 내용을 압축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 시간만 3시간40분이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담당한 정철원 전 대구시립극단 감독을 만나 파우스트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 연출은 파우스트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우스트는 문학 거장으로 잘 알려진 괴테가 평생을 바쳐 60년간 집필한 작품이다. 철학, 사회, 문화, 경제 등 모든 것을 망라해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선과 악의 충돌, 인간 존재의 이유, 끊임없이 반복되는 세상 등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했다. 정 연출은 대구시립극단의 '공공의 역할'을 위해 전편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파우스트는 보통 1부만을 연극으로 많이 다룬다. 2부까지 하게 되면 공연 시간도 길어질 뿐만 아니라 풀어내는 과정이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시립극단이 가진 공공의 역할에 충실히 하고자 한다. 관객에게 파우스트의 난해하지만 깊이 있는 메시지를 쉽게 전달하는 연극을 제작하고 싶었다"고 했다.

파우스트 공연은 지난 1월 말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원작을 가지고 전막을 읽는 것만 해도 일주일이 걸릴 정도로 내용이 방대했다. 한창 연습 중이던 5월에는 코믹마당극 '열혈심청'을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정 연출은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하지'라는 반응도 있었다. 각색하는 작업도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파우스트 2부의 경우 각색 본이 늦게 나와 쪽대본을 나눠주면서 연습을 진행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정 연출은 "작품 자체가 개연성이 없는 부분도 많다 보니 배우들의 혼란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1부는 '레퀴엠', 2부는 '속죄'라는 부제로 진행된다. 1부는 악마와의 거래로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가 그레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2부는 그리스 신화부터 경제, 정치, 전쟁까지 총망라해 파우스트의 행복과 명예, 부의 축적, 인류애 등을 담아낸다. 정 연출은 새로운 해석이 아닌 원작의 내용과 구성을 충실하게 따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1부의 경우 늙은 학자 파우스트의 고민에 초점을 두었다. 또 파우스트가 젊어졌을 때 처음으로 경험했던 게 사랑이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학자의 비극, 그레첸의 비극을 중점으로 내용을 풀어갔다"면서 "2부는 황제의 비극, 헬레나의 비극, 인조인간의 탄생, 간척사업 총 4개의 내용이 펼쳐진다. 인간의 욕망과 이상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우스트를 통해 '멈추지 않는 삶'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연출은 "파우스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가만히 있으면 인간으로 의미가 없다. 멈추지 않는 삶은 어떠한 가치로 다가오는가? 라는 물음을 가지고 관객들과 부딪혀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파우스트 공연은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무대 장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경사무대, 승강무대, 리어스크린 등을 활용해 무대가 꾸며진다.

공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내용으로 '악마 메피스토와 파우스트'가 내기를 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출은 "악마와 파우스트가 어떤 내기를 하는가가 내용상으로 중요하다. 내기 이후 악마가 계속해서 파우스트를 따라다닌다. 내기란 무엇인가를 중점으로 보는 게 좋다"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으로는 그레첸의 비극은 무엇인가, 헬레나의 비극은 무엇인가, 파우스트는 제일 마지막에 어떤 외침을 가지고 있는가 등을 포인트 주면서 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극을 보러 오기 전 유튜브 등에 파우스트 책에 관한 짧은 해설이 올라온 영상이 있다. 해당 내용을 보고 오면 공연을 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팁을 전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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