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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TALK] 연극 '인간증후군' 극작가 겸 초연 연출가 윤주영 "이번엔 '드라마트루기'로 제 작품 공연 함께해요"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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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영 연출은 생각할 거리가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제1회 더파란연극제에서 초연된 연극 '인간증후군'이 오는 4일까지 소극장 길 무대에 오른다. 초연 당시 극작·연출을 담당한 윤주영(29) 연출이 이번 공연에선 '드라마트루기(Dramaturgie)'로 참여한다. 드라마트루기는 작품 진행 상황을 연출과 함께 보고 다른 방향으로 전개 시 조언하는 역할이다. 윤 연출을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와 젊은 연극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다른 연출가의 작품 해석도 궁금해
4일까지 소극장 길 공연에 동참

좋아하던 아이돌 "뮤지컬 한다"
얘기에 연극뮤지컬학과 전공
연극 적성 더 맞아 연출 데뷔
프리랜서로 '수익' 적어 투잡
'마음에 드는 공연 제작' 목표
꿈 살려 글쓰기·영화계 일도


그는 이번 작품에 드라마트루기로 참여한 이유에 대해 다른 연출이 자신의 작품을 연출하는 모습이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윤 연출은 "직접 작품을 쓰고 연출을 하면 작품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공연에 도움이 되긴 한다. 그러나 나만의 사념에 사로잡힐 때도 있다"면서 "다른 연출이 했을 때 어떤 공연이 펼쳐질지 궁금해 드라마트루기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인간증후군은 자신을 늑대라고 믿는 두 아이의 이야기다. 그는 "초연보다 전체적으로 다듬어진 느낌이 들 것이다.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요소들도 추가됐다. 전체적인 동선은 초연과 거의 동일하다"면서 "'커다란 이름표'가 작품의 오브제로 작용한 만큼 해당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누구도 내가 누구인지 직접 정해줄 수 없고, 오로지 나만이 나를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생각할 거리가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윤 연출은 뉴스와 지인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그는 "기사 등을 평소 많이 본다. 또 나의 이야기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인간증후군을 작업할 당시에도 뉴스를 통해 '모글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이러한 윤 연출이 연극을 시작하게 된 건 평소 좋아하던 '아이돌' 때문이었다. 문학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작가를 희망했다. 그러나 팬이었던 아이돌이 뮤지컬을 한다는 이야기에 계명대 연극뮤지컬학과를 선택했다는 것. 그는 "대학 입학 후 연극이 더 적성에 맞아 연극 연출로 데뷔를 시작했다. 아직 2~3년 된 초짜 연출자"라고 설명했다.

윤 연출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글을 쓴 계기는 '저작권료' 때문이었다. 윤 연출은 "하고 싶은 작품도 너무 많았다. 그러나 초짜다 보니 저작권 해결 방법이 어려웠다. 저작권료가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연극을 만들어야하니깐 '한번 써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쓰다 보니 재미있고 그 나름 결실도 보다 보니 계속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글을 쓰기 시작할 때쯤 대구에서 글을 쓰시는 선배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혼자였다면 힘들었을 텐데 선배들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사람과 더 많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윤 연출은 "지원사업을 넣어보고 되면 팀을 만든다. 지원사업에 안 되는 경우 마음 맞는 친구들과 적은 금액이라도 모아 공연을 올리기도 한다. 이번 인간증후군의 경우 머피(Murphy)팀과 함께 작품을 올린다"고 했다.

윤 연출은 연극계 이외에 영화계에서도 일을 하고 있다. 그가 영화계를 선택한 이유는 '수익' 부분이 컸다. 윤 연출은 "공연 자체로 수익이 많지 않다 보니 투잡을 뛰어야 한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면 일정한 시간을 비워야 하니 부담스러웠다"면서 "그러던 중 비슷한 계열로 눈을 돌리게 됐다. 인터랙티브 영화에서 스크립터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영화계 일이 연극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윤 연출은 "평소 실험적인 연극을 좋아하고 재미있어한다. 영상과 연극을 섞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영화계 일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계속 얻고 있다"고 했다.

윤 연출은 본인이 겪은 대구 연극계는 장단점이 각각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는 많은 공연팀이 있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하나의 기획을 하고 무대에 올리고 싶을 때 열정으로 똘똘 뭉쳐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젊은 연극인들이 성장하기 위해선 선배들의 조언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출 지도나 코멘트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었으면 한다. 저 같은 경우는 코멘트를 부탁할 선배들이 있지만 막 졸업한 친구들은 막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선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공연'을 하나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윤 연출은 "쓴 작품을 다시 보면 부족한 게 너무 많다. 공연 당시 찍은 영상들 중에 보기 민망한 경우도 있다"면서 "직접 쓴 극작에 연출도 함께 맡아 제 팀원들에게 정당한 페이를 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스스로 실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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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기자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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