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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하와일록, 조선 사대부 10대는 어떤 고민과 성찰을 했을까

2023-01-27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21권
안동 풍산류씨 류의목 일기 분석
6년간의 개인적 경험·소회 등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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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일록은 청소년이 쓴 일기라는 편견을 깨고 당시 향촌 사회에서 일어난 각종 동향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은행나무 제공>
한국국학진흥원 연구사업팀은 오랜 시간 민간에서 소장해온 일기와 편지 등 사료를 발굴·번역해왔다.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단행본으로 묶어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라는 제목으로 책을 발간하고 있다. 21번째인 이번 책은 한국국학진흥원이 철학·사학·문학 등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꾸린 공동연구팀이 안동 하회 지방에 살았던 사대부 풍산류씨 가문의 류의목이 소년 시절 쓴 일기를 분석했다. 연구사업팀은 조선 사대부 집안 소년이 어떻게 한 사람의 어엿한 유학자이자 선비로 성장하는지를 다방면으로 연구해 이 책에 실었다.

풍산이 본관인 류의목은 서애 류성룡의 형인 겸암 류운룡의 후손이다. 20세에 입재 정종로의 문인이 되었는데, 이후 성리학과 예학에 관한 저술은 남겼지만, 한 번도 관직에 나간 적은 없었다. 경북 안동 하회에서 지내며 학문 활동에 전념했고, '대학변의' '상례고증'과 같은 학술서와 함께 연구사업팀의 이번 심층 연구 대상인 '하와일록(河窩日錄·하와는 하회마을 집이란 뜻)'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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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식 외 5명 지음/은행나무/346쪽/2만2천원
'하와일록'은 류의목이 12세부터 18세까지 약 6년간 작성한 일기다. 여기에는 그의 일상생활부터 유학을 공부하며 읽었던 책들의 목록과 감상, 관혼상제를 치르거나 집안 대소사에 참여한 경험, 아버지를 잃은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이외에 지역 동향이나 중앙정부 정세에 관한 논평, 할아버지와 함께한 시간에 관한 기록과 감회까지 류의목이 성장 과정에서 겪은 여러 사건과 개인적인 소회가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이 남긴 일기 자료는 많지만, 청소년 시기 쓴 일기는 드물다. '하와일록'은 청소년이 쓴 일기라는 편견을 깨고 당시 향촌 사회에서 일어난 각종 동향을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이 책은 서애 류성룡의 8대손 류이좌의 집인 하회마을 화경당에 소장했다가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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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역사학·교육학·철학·문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 6명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하와일록'을 연구한 결과물을 담고 있다. 안경식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는 '소년 류의목은 어떻게 유학자가 되었나'라는 주제로 유학자의 '지(知)'가 어떻게 내면화되어 가는지를 살폈다. 김종석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연구소장은 '조선 후기 한 지방 사족의 세상 읽기'라는 주제로 류의목의 사례를 통해 조선 후기 재지사족(在地士族·조선 시대 향촌 사회에서 유교적 소양을 갖춘 지식 계층)의 후예가 어떤 학습 과정을 거쳐 한 사람의 사족으로 성장해나가는지를 들여다봤다.

김명자 박사(경북대 사학과 강사)는 '사랑채와 자제의 사회화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사랑채가 만들어지는 과정, 사랑채의 역할을 이야기하고, 류의목의 일기자료에 등장하는 남성이 자신의 공간인 사랑채를 중심으로 자제를 어떻게 사회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이우진 공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죽음을 통한 젊은 유학자의 성장'이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 이 교수는 류의목이 주변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어떤 식으로 했는지를 살펴보며 전통 시대의 비탄 극복 과정을 그려냈다.

백민정 한남대 탈메이지교양·융합대학 강의전담교수는 '아이에서 어른으로의 성숙 여정, 하와일록'이라는 주제로 류의목이 '하와일록'에 표현한 서술의 변화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성격인 글이 점차 문학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광우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류의목이 경험한 1798~1799년 전염병 이야기'라는 주제로 글을 썼다. 류의목의 경험을 중심으로 당대의 전염병 실태와 참상, 여기에 대응했던 전통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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