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실종된 80대 노인 추정
직원이 청소하다 낙엽에 깔린 채 발견
"외진곳인데다 걸어 들어가기도 좁은 공간"
16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발견된 8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이 수습된 지점.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백주대낮에 대구시청 청사 외진 곳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된 지 9년이 된 80대 노인으로 추정됐는데, 그동안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장기간 방치돼 왔다는 점에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16일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북구 산격동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2014년 실종 신고가 접수된 8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스마트드론기술센터 건물과 벽 사이 약 1m가 채 안 되는 좁은 공간에 낙엽으로 덮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2016년 경북도청 및 경북도교육청이 안동 신청사로 이전하기 전까지 경북도교육청 구내식당으로 사용됐다. 지난 1월 남부건설사업소가 입주하기 전까지는 스마트드론기술센터에서 일부 공간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격청사 부지 내 청소 및 관리에 대해 대구시는 "시신이 발견된 장소 인근 건물은 대구시에서 사용하지 않고, 건물 주변 청소 등 관리는 해당 건물을 사용하는 기관에서 맡았다"고 했다.
청소 도중 시신을 발견한 남부건설사업소 관계자는 "최근 입주한 뒤 주변 지역에 낙엽 등이 많이 쌓여 청소를 하게 됐다"며 "외진 곳인데다 걸어서 들어가기에도 좁은 공간이어서 오랫동안 이곳을 들여다본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또 "시신이 발견된 곳 옆에는 옹벽이 있지만 위쪽으로 사람이 올라가기는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며 "외진 장소를 찾아왔다가 변을 당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부검 및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 일치 여부와 정확한 사인을 가릴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증상 주소지는 인근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고, 가족들에게 연락을 취한 상태다. 실종신고가 됐던 만큼 당시 수사를 진행했지만 워낙 외진 곳이라 찾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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