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이전 후적지 '새로운 기회의 땅' 탈바꿈
K2 이전 후적지에 조성될 글로벌 관광 밸리 투시도. 〈대구시 제공〉 |
대구 도심에는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곳이 한 군데 남아있다. 바로 대구공항(K2) 이전 후적지다. 대구경북(TK) 신공항이 건설되면 동구 일대 6.98㎢(211만평)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된다. 대구시는 이곳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바탕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국내에선 보기 힘든 규제 혁신으로 기업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든다는 게 목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곳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 계획을 세우기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와서 "상상력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이 정치"라고 했다. 미래 50년 가치를 창출해 대구의 부흥을 다시 한번 일으키겠다는 그의 구상은 조금씩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기반 52%·산업·업무 개발…주거는 14% '성냥갑 아파트 없는 도시'
두바이·싱가포르 벤치마킹, 글로벌 수변 도시·초고층 랜드마크 건립
첨단산업·문화관광, 쇼핑 클러스터 조성…지역 건설사 SPC 구성도
◆대구공항 떠난 자리…어떻게 개발되나
대구시는 2032년까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계획에 맞춰 대구공항(K2) 이전 종전부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종전부지 개발은 2조5천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기부 대 양여 방식에 국비까지 지원받아 이뤄진다. 이곳에는 도로나 공원, 하천, 학교 용지 등 공공기반시설이 52%로 절반 이상이며, 산업시설이 23.7%, 상업·업무시설 10.3%다. 다만 주거 시설은 14%에 불과하다. 당초 공항 후적지 토지이용계획에 산업시설은 14.8%, 상업·업무시설은 6.7%에 불과하고 주거시설 비중은 25.5%에 달했으나 이를 변경했다. TK신공항 특별법 통과로 국비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K2 이전 후적지가 '성냥갑 아파트 숲'이 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K2 후적지를 기존의 신도시 조성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신개념 글로벌 미래 신성장도시로 조성하기로 했다. UAM(도심항공교통)과 로봇, 자율주행차량 등 당대 최고의 기술을 도입한 최첨단 미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신공항이 대구 도심에서 멀다는 지적에는 UAM을 활용해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후적지 주변 개발제한구역 330만㎡는 배후 지원단지로 조성된다. 이곳은 공항 후적지와 연계되는 도시로 만들어지는데, 공항 후적지에 채 담지 못했던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대구도 '두바이·싱가포르'처럼
K2 공군기지가 있는 종전부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한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로 탈바꿈한다. TK신공항 특별법에는 이를 위한 관광, 규제자유, 지역특화발전, 경제자유, 연구개발, 특별건축, 스마트도시 등 6개 특구를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담겼다.
종전부지 개발의 영감은 두바이와 싱가포르에서 따왔다. 금호강 물길을 끌어들여 도시를 에워싸는 형태의 글로벌 수변도시를 조성하고 세계적인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이 즐비한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 중심에는 24만㎡의 대규모 인공호수가 들어선다.
아울러 그랜드 쇼핑 클러스터에는 상업·문화·컨벤션·엔터테인먼트·호텔 등의 시설도 유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 로봇,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등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게 대구시의 계획이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를 구체화하기 위한 분야별 자문단도 구성했다. 자문단은 △도시계획 △문화 △도시재생 △물순환 △투자유치 △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티 △교통 △친환경 △교육 등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와 함께 관련 TF를 구성, 협업을 통한 현안 해결에도 나선다.
또한 대구시는 종전부지에 해외 일류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기회발전특구와 글로벌혁신특구 지정을 위한 작업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특구 지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각종 규제는 '규제 프리존 특별법' 제정을 통해 실마리를 풀 계획이다.
◆K2 후적지 개발의 Key는 'SPC 구성'
대구시는 K2 이전 종전부지 개발 성공의 핵심적 요소를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말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수자원공사(K-water), 한국공항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교통공사, 경북개발공사 등 공공기관과 시공능력 상위 50위 이내에 드는 건설사, 대구경북 지역 건설사 등이 참여하는 SPC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지난 5월31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TK 신공항 건설과 종전부지 개발을 맡을 사업시행자를 유치하기 위한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6월21일과 29일 대구와 서울에서 2·3차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대우건설과 이수그룹,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 한화시스템 등 국내 일류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지역 기업인들은 대구에서 열린 설명회에 대거 참석해 홍 시장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홍 시장은 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사업의 불안정성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또 SPC 구성에 참여하지 않으면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홍 시장은 "TK신공항 특별법 제정으로 사업성과 안정성이 보장된 만큼 신공항 건설 및 후적지 개발 사업에 건설사·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업체에서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하반기에도 투자 설명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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