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한국의 여러 취약성을 반추하고 있다. 안보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경제적 한계를 드러낸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에너지 수급에서 거의 무력한 구조를 갖고 있다. 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전기 공급망은 어느 정도 안정적이지만, 석유를 기초로 한 일반 에너지 유통과 소비는 굉장히 불안하다. 일선 주유소에서 전쟁이 터지자마자 가격을 급등시켜 거의 매점매석에 가까운 행태를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가격상한제'란 비상조치를 지시한 것도 그런 배경 때문이다.
위기 국면에서 드러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은 우리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는 잇점도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값이 천장부지로 치솟는다면 답은 분명하다. 70%를 넘어서는 중동산(産) 원유 수입을 다변화하는 길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미국은 자국산 원유를 한국이 수입해줄 것을 요구했다. 장기적으로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발전 에너지는 원자력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논쟁을 거친 사안이다. 이제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경제가 심리적 측면에서 작동하는 구조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주식시장의 극심한 요동은 한국 경제가 여전히 심리적 요인에 좌우됨을 방증한다. 그렇다면 정부의 할 일도 명확해진다. 정책의 강한 의지를 시장 현장에 투과하면서 소비자 신뢰성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 가격상한제나 유류세 인하 같은 정책도 중요하다. 지방정부인 경북도가 가짜 석유와 정량 미달 판매에 대해 대대적 단속에 나선 것도 부분적이지만 도움이 되겠다. 거시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미시적으로는 소비자 경제의 심리를 안정시킨다면 글로벌 전쟁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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