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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이영승 교사. MBC 영상 캡처 |
|13일 MBC에 따르면 의정부 한 초등학교 초임교사였던 이씨는 부임 첫 해인 2016년부터 일부 학부모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사망 직전에도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숨진 직후에도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장기결석 중인 학생의 어머니 A씨였다.
A씨는 이 교사의 회신이 없자 다음 날 학교로 찾아왔다. 동료 교사는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말씀 드려도 안 믿으셨다. 굉장히 난폭하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씨는 이 교사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가 유족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A씨는 장례식장을 찾긴 했지만 조문은 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유족 측이 자리를 안내하자 A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제가 못 올 데를 왔나봐요. 그렇죠?”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 교사는 이 외에도 목숨을 끊기 전날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또 다른 학부모의 민원을 해결해야 했다.
또 부임 첫해인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3년이 넘는 기간을 배상 요구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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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영상 캡처 |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영승 교사는 결국 “아이들은 평범한데 제가 이 일이랑 안 맞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가 힘들었어요. 죄송해요”라는 메시지를 남긴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경기도교육청은 2년 전 이 초등학교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와 관련해 진상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서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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