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출마설' 선 긋지 않고 "윤핵관 뜻대로 진로 정하지 않겠다"
"檢대통령 봤잖나…투명 망토 걸친 임금님" 높은 수위로 尹 비판
홍준표 시장에 "바른 말 하자 징계…원로다운 원로"라며 추켜세워
![]()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내 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일 대구를 찾아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려면 대구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둘러싼 대구 출마설을 두고는 "만약 보수 내부 정리를 위해 대구에 출마 한다면 가장 나쁜 분과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2023 대구 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달서구 두류공원 내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년 총선이 2016년 총선 때의 느낌과 다르려면, 보수의 심장이라고 하는 대구에서부터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곧 있으면 대구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모두들 '용산에서 낙점 받았다'면서 고개를 들고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 측이 지지자들과 만나기 위한 자리에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이 몰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구 지역 출마 여부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TK 지역 국회의원들을 겨냥했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들이)방송에 나와서는 내가 (서울) 노원구병에 나가줘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분들이 해달라는 대로 제 진로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노원구병에 안 나가겠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구에서 정치하는 분들이 요즘 참 말이 없다. 곧 공천을 받겠다고 '맹종 모드'로 나올 것"이라며 "게다가 제가 하나의 목표를 세우면 윤핵관들이 그걸 막겠다고 달려들 것이기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 공천설'에 대해서는 "검사(출신) 대통령을 보지 않았나. 앞으로 이게 유효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지, 부족한 지를 생각하면 될 것"이라며 "지역민들이 이른바 '사'자 직업을 좋아해서 그런건데, 그것만으로 대구가 발전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예전에 윤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투명 망토를 걸친 임금님 같다"며 "(지난 대선 당시에) 이준석 없었으면 득 표율 10% 차이로 당선됐을 거라고 말하는게 윤석열 식 마인드"라고 꼬집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달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징계를 받은 데 대해선 "바른말을 한 것 때문에 (당 지도부)가 불쾌감을 느껴서 징벌적으로 한 징계"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를 향해선 "그나마 당에 있는 원로다운 원로인 홍 시장이 하는 고언도 못 받아들이면 국민들의 회초리는 어떻게 맞겠느냐"고 비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