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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없이 보내는 긴 연휴 "명절 보내기 겁나"

2023-09-28

구미산단 근로자, 엿새간 연휴에도 달갑지만은 않은 한가위

내수판매·수출 감소 등 영향

업체 64%가 영업익 달성못해

中企 10곳 중 4곳 상여금 없어

상여금 없이 보내는 긴 연휴 명절 보내기 겁나

"추석 상여금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예전처럼 따로 선물을 주고받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추석 명절 같지가 않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 경기 전망도 좋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무겁습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이번 추석 고향 가는 발걸음이 유난히 더 무겁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가 다니는 회사는 추석 상여금이 연봉에 포함돼 있어 추석이라고 해서 따로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여기에 올해 추석을 앞두고 '선물 주고받기'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예전처럼 서로 정을 나누기도 눈치가 보인다. A씨는 "주위에 명절 차례를 지내는 집이 많이 줄어든 반면, 여행 계획을 세우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올해는 휴무도 길어 명절보다는 긴 휴가를 떠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은 그나마 연봉에 추석 상여금이 포함돼 있어 사정이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구미를 포함한 경북지역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추석 상여금 계획이 아예 없다. 경북경영자총협회가 경북지역 5인 이상 사업체 17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경북지역 추석 연휴 실태조사'에 따르면 42.4%(73개사)가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70개사는 지난해에도 추석 상여금이 없었다. 지난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한 3개 업체는 올해 상여금을 줄 형편이 안된다고 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B씨는 "추석 휴무 6일이 반갑지만은 않다. 가벼운 주머니 사정에 긴 명절 보내기가 오히려 무섭다"고 털어놨다.

이런 B씨도 C씨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C씨가 다니는 회사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실제 휴무가 4일뿐이다. 경북경총 조사 결과, 올해 추석 휴무 일수가 5일 이하인 기업은 42개사로 나타났다. 휴무가 짧은 이유는 '일감 부담은 크지 않으나, 납기 준수 등 근무가 불가피해서'가 59.5%(25개사)로 가장 높았다. 추석 휴무 일수가 '7일 이상'인 기업은 4곳이었지만, 회사 속사정은 '일감 부족 등으로 인한 생산량 조정' '일감 부담은 크지 않으나, 연차휴가 수당 등 비용 절감 차원'으로 회사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구미 제조업체 10곳 중 6곳은 올해 계획한 영업이익 달성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구미상공회의소의 2023년 4분기 기업 경기 전망 조사에 따르면 '연초 계획한 올 한 해 영업이익(실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라는 질문에 64.4%가 목표 수준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3.7%에 그쳤다. 또 1.9%만이 목표 수준을 초과할 것이라고 했다. 목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36.9%가 '내수 판매 부진'을 꼽았고, 이어 '해외시장 경기둔화로 수출 감소'(21.3%), '환율·유가 변동성 심화'(14.2%), '고금리 등 자금 조달 비용 상승'(12.8%), '원부자재 수급 차질'(10.6%), 기타(4.3%) 순으로 나타났다.

BSI 전망치 역시 84로 나타났다. 응답업체 104개 기업 중 80.7%는 변함없거나(47개사) 악화(37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심규정 구미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기업유치팀장은 "구미산단은 5단지 분양률, 기업투자, 국책사업 유치 등 밝은 부문도 있지만 수출·가동률·실업률 등이 상황을 어렵게 한다"며 "구미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신공항과 기회발전 특구 유치 등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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