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위기감 증폭
홍준표 시장,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야"
김행 여가부 장관 자진 사퇴, 쇄신 신호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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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당 관계자가 출입문을 닫고 있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패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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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
'묵직한 예방주사'다.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다.
여권 일각에서 '당정 쇄신론'이 분출되고 있다. 총선을 6개월 남겨두고 받아들인 민심의 '경고장'이 어떤 변화로 이어질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안이한 태도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 되는 모양에서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12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내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선거를 지휘한 당 대표로서 사과 또는 책임을 지겠다는 메시지도 나오지 않은 탓이다.
당 일각에선 '쇄신'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변화를 주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를 통해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이대로'를 외치는 것이야 말로 기득권 카르텔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당정 쇄신'을 주문했다.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는 '대통령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패배다. 대통령이 당을 지배하는 권력을 내려놓고 당이 거듭나지 않으면 (총선이) 정말 어렵다. 대통령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13일 최고위원회와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수습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조기 총선체제 또는 혁신위원회 등이 거론되는데, 지도부 책임론에 목소리를 높이는 반발 기류를 잠재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여론 흐름을 살피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한편에선 국정 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식의 확대 해석은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경제에 초점을 맞춘 민생·현장 행보를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쇄신론과 책임론 속에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쇄신의 신호탄'이 쏘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총선에 '빨간불'이 켜진 여권의 행보가 주목된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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