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군인 꿈 포기 이식수술
아픈 모친도 지극정성 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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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군인을 꿈꾸던 한 고교생이 자신만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의료진 말에 기꺼이 꿈을 포기했다. 남들은 모두 어려운 결정이라고 하지만 그 무엇도 아버지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준 경북 구미 금오공고 양희찬(3년·사진)군의 효행(영남일보 2022년 12월8일 20면 보도)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지난달 29일 제25회 가천 효행 남학생 대상 수상자로 양군을 선정했다. 앞서 양군은 지난해 9월 서울아산병원에서 40대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주는 수술을 받았다. 양군의 아버지는 지난해 7월 일을 하다 갑자기 쓰러진 뒤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여름방학 기간 조직 검사를 한 결과, 간 이식 공여자로 적합하단 사실을 확인한 양군은 8시간가량 이식 수술을 했고 현재 양군과 아버지 모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양군은 그러는 동안에도 아픈 어머니를 정성으로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당시 금오공고 장학회, 교직원, 학생은 모금 활동으로 모은 장학금을 양군에게 전달했다. 양군은 "평소 꿈꾸던 직업 군인은 될 수 없겠지만 아버지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기능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또 다른 꿈을 품었다.
한편 '가천 효행상' 여학생 부문 대상에는 인천 신흥여중 최은별(3년)양이 선정됐다. 부문별 대상 수상자에게는 장학금(상금) 1천만원이 주어진다.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가천 효행 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으며 올해까지 총 313명의 효녀와 효부를 발굴했다. 박용기기자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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