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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초등학교 학생들이 인구 증가 방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수비초등 제공> |
"소멸위기 영양군을 지켜라."
지난달 30일 경북 영양군 수비초등학교(교장 임병제) 4학년 학생들은 민주시민교육 선도학교 학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장장 2개월 동안 진행한 '소멸위기 영양군을 지켜라' 프로젝트학습을 마무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인구 소멸위기에 직면한 영양군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기 위해 계획된 학습이다. 4학년 국어, 사회, 미술 등의 교과 융합형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학생들은 각자가 생각하는 우리 지역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 수가 너무 적다, 학생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다양한 병원이 없어서 불편하다 등 여러 의견들이 나왔다. 학생들은 2022년 영양군수 후보 토론회 영상을 보면서 당시 영양군수 후보들이 말한 공약의 내용을 파악하고 이야기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학생들은 영양군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린이를 위한 정책이 꼭 필요한데 후보들의 공약에 그것이 부족한 것 같다며 어린이가 행복한 미래 영양의 대표를 우리 중에서 뽑아보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후보에 나선 3명의 학생들은 각자가 준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비슷한 정책을 만든 학생들끼리 모여 당을 꾸렸다. 각 당의 대표들과 당원들은 영양군 발전을 위한 자신들의 공약을 다듬어 광고지, 로고송, 피켓 등의 홍보자료를 만들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미래 영양군수 선거와 각 후보들의 공약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호 1번 누리당 소속 학생들은 무료 버스 운행 실시, 마을회관에 어린이 공간 마련 등의 공약을 제시하였고, 기호 2번 영양의 힘 소속 학생들은 영양군 주민 모두에게 일상지원금 지급, 면마다 지역아동센터 설치 등의 공약을 제시하였다. 마지막 기호 3번 아이사랑 소속 학생들은 수영장 추가 설치 및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영, 찾아가는 이동 병원 운영 등의 공약을 제시하였다.
학생들 모두 주민의 복지와 생활이 개선되어야 인구 소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하였지만 당의 색깔에 따라 주요 공약이 조금씩 다른 것이 인상 깊었다.
전교생 및 전 교원을 대상으로 투표가 실시되었고 그 결과 수비초 미래 영양군수로는 일상지원금 지급, 면마다 지역아동센터 설치를 약속한 기호 2번 영양의 힘 대표가 당선되었다.
프로젝트학습의 마지막은 오도창 현 영양군수에게 그동안의 실천과정과 연극영상을 담아 편지를 쓰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학생들이 만든 공약을 소개하고 앞으로 주민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군정을 잘 펼쳐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편지 속에 담아 전했다.
임병제 교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일에 참여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학생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찰하는 장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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