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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구서 홍범도 장군 우뚝 서나…시민단체, 흉상 설치 추진

2024-02-02

대구시민헌법학교, 국채보상로 2·28공원 검토

이달 시민 의견 수렴…지자체 협의는 아직

제작비 3천만원…바자회 등 통해 시민 모금

[단독] 대구서 홍범도 장군 우뚝 서나…시민단체, 흉상 설치 추진
대구시민헌법학교가 대구 중구 2.28공원에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대구에서 일제 강점기 봉오동 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흉상 설치 사업이 추진된다. 최근 이념 전쟁에 휘말린 홍 장군의 흉상이 과연 '보수의 성지'에서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민헌법학교는 홍 장군의 항일 독립운동 업적을 기리고자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 그의 흉상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일 밝혔다.

헌법학교 측은 지난해 있었던 육군사관학교 내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사업 추진의 직접적인 이유로 들었다. 수난을 겪고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대구 도심 한복판에 설치해 그의 항일 독립운동 업적을 기리겠다는 취지다.

홍 장군은 지난해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설치된 흉상의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섰다. 당시 정부는 이전 추진 이유로 홍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 등을 들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육군 장교를 양성하는 공간에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대 측은 홍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만을 두고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시대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SNS를 통해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며 "그건 반역사다. 그렇게 하면 매커시즘으로 오해 받는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헌법학교 측도 대중의 의견을 충분히 모으는 과정을 먼저 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내달 8일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홍 장군 흉상 설치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헌법학교는 흉상 제작에 참여할 다른 시민단체도 섭외하는 한편, 바자회 등을 개최해 제작 비용(3천만원) 모금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만, 지자체·공공기관과 아직 협의된 게 없어 실제 설치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7년 2·28공원 앞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도 제작 과정에서 상인 및 지자체와 도로점용 허가 등 여러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보여 설치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헌법학교는 조만간 대구시, 대구시시설관리공단을 찾아 흉상 설치 등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영하 대구시민헌법학교 관계자는 "현재 사업 초기 단계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앞으로 지자체와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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