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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칼럼]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TK 흑기사론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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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격동의 시기는 구원자적 인물을 갈구한다. 그 갈망은 가끔 스타 탄생을 예고한다. '킹 메이커' 김종인의 말을 빌리면 그게 '별의 순간'이다. 김부겸, 유승민, 이준석, 주호영, 추미애, 홍준표.(가나다순) 4·10 총선과 혼돈의 정국 속에 '화려한 복귀'에 성공한 TK 인사들이다. 새롭다고는 할 수 없는 올드보이지만, 짧지 않은 정치 이력에서 이들의 배역은 늘 질풍노도의 위기 속 '흑기사'였다.

김부겸이 내리 3번 뽑아준 군포를 떠나 2016년 대구에서 민주당계 후보로 당선된 건 '신도환' 이후 31년 만의 기적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참패 위기에 몰린 민주당의 선대위원장직 요청을 수락한 이유도 10여 년 전 굳이 험지 대구로 '귀향'할 때의 각오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부겸 왔다 가면 분위기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압승의 공신이 분명하다. 총리설은 용산에서 실제 검토한 듯하지만, 곧 닥칠 진보의 리더십 위기의 '대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늘었다는 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1위(한동훈 제외 여론조사·29.8%·한길리서치)에 오른 유승민. 보수가 어려울 때 어김없이 나오는 게 '유승민 역할론'이지만 한 번도 성사가 안 된 건 불가사의다. 그저께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중·수·청'에 강점 있지만 늘 당심이 문제다. '당원 100%' 전당대회 룰이 여하히 바뀌느냐에 따라 그의 선택은 조율될 것이다. 유승민이 당 대표 되면 기적이다. "국민의힘은 지금 기적이 필요한 때"라고 한다.(진수희 전 의원) '라이언 일병' 이준석의 기사회생은 극적이다. 당장 김종인은 "국민의힘, 이준석에 견줄 대권 주자 없다"며 또 별의 순간을 점쳤다. 그의 위상은 총선을 계기로 단숨에 '차기' 반열로 수직 상승 중이다. 그는 분명 '미리 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국민의힘 내 유일한 6선 주호영. 선수에 걸맞게 당 대표, 총리 모두 하마평에 올랐다. 그는 '흑기사' 역에 특화된 인물이다. 직무대행만 6번. 계파색이 옅은 합리적 품성과 관록의 노련미, 안정감이 특장이다. 수성갑은 김부겸에 이어 두 번째 총리를 배출할 수 있을까. 대구의 세탁소집 딸 추미애는 국회의장 적합도 조사에서 압도적 1위.(40.3%·미디어토마토) 그의 부상은 조국 등장 장면과 흡사하다. 선명한 반윤(反尹) 반검(反檢)의 기치다. TK 출신 '첫 여성 국회의장'의 탄생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홍준표의 페이스북은 한동훈 공격으로 도배되고 있다. '철부지 정치 초년생'이라며 왜 한동훈을 타깃으로 삼나. 이유는 하나, 대권! 그는 타이밍을 읽는 천부(天賦)의 승부사다. 보수 '리더십 공백'의 순간을 놓칠 리 없다. '한동훈이 전당대회에 나오면'이란 전제가 붙지만, 그의 전대 등판설은 흥미롭다. 고생한 한동훈 대신 총선 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가장 먼저 만난 홍준표. 총리도 사양했다니 그의 목표는 더 뚜렷해졌다.

TK목장의 6인. 닮은 곳이 많다. 모두 전투력 갑이지만 주류는 아니다. 일정 기간 '정치적 수난기'를 겪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모두 총리 아니면 당 대표 출신이니 중량감에서도 갑이다. 만만찮은 팬덤도 있다. 부침의 관록이 진퇴를 여의(如意)하게 한 저력일까. 'TK 흑기사'들을 다시 주목할 시간이다. 누가 '별의 순간'을 잡을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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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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