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5시 메디 빌딩에서 긴급 회의 열어
관할 지자체·한전·건물 소유주 등 참석
건물 구분 소유주 간 갈등이 전기료 장기 체납으로 이어져
21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네거리 인근 20층 규모의 한 병원 전용 건물에 전기 공급이 끊겨 엘리베이터 일부와 주차타워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영남일보DB. |
전기료 장기 체납으로 전기 공급이 끊긴 대구 중구의 한 병원 전용 건물(영남일보 5월 22일자 2면 보도)에서 관할 지자체와 한국전력 대구본부 관계자 등이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22일 대구 중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중앙대로 반월당 네거리 인근에 있는 20층짜리 메디 빌딩에서 단전 사태에 대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엔 이재홍 중구 부구청장, 대구시 관계자, 한전 대구본부 관계자, 건물 임시관리인, 건물 내 병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중구는 빌딩 측 관계자들과 한전 측간 의견을 나누고 전기 공급 정지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빌딩은 집합 건물로, 구분 소유자가 각각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전기 요금 장기 채납은 이 빌딩 구분 소유자 간 갈등이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빌딩 관리규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구분 소유자 간 이해관계가 출동해 현재까지 관리규약 자체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전기 요금이 장기 체납되자 한전은 지난 21일 해당 빌딩에 대한 전기 공급 일부를 끊었다.
이날 대책 회의 후 빌딩 구분 소유자들은 서로 간 의견을 나누고 관리규약 제정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리규약이 이른 시일 내로 제정될 경우 한전도 보다 유연하게 판단할 것으로 전해진다.
또 대구시와 중구도 빌딩 구분 소유주들이 의견을 합의하지 못해 내달 3일 남은 승강기 전기마저 단전될 경우를 대비해 메디 빌딩에 입주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건물 소유주 간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한전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빌딩이 체납한 전기 요금은 2억1천119만590원에 달한다. 한전은 지난 21일 오후 이 빌딩에 대한 전기 공급 일부를 끊어 전체 승강기 3대 중 2대, 주차타워 등의 운행이 중단됐다. 다만, 건물 내 전등과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에 대한 전기 공급은 유지하면서 입점한 병원들이 진료를 중단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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