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에 나란히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
법원이 최태원(63)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면서 재산 분할로 1조3천800억원을,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초 1심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 주식이 재산 분할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2심에서는 노 관장의 기여분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고법 가사 2부(재판장 김시철)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2심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2월 1심이 인정한 재산분할 665억원과 위자료 1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금액이다. 재산분할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에 기여한 바가 있다고 봐야 한다.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노 관장의 부친인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의 성장에 도움을 줬다는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SK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에 대해서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는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면서 "소송 과정에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회장은 고 최종현 SK 선대 회장의 아들이고,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딸이다.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의 임기 첫해였던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이후 2015년 최 회장이 언론 등을 통해 혼외자(婚外子) 존재를 공개하면서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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