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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포항 추모공원 건립 더는 미룰 수 없다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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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혁기자〈경북부〉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이 추모공원 문제로 시끄럽다.

열흘도 채 남지 않은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 서로 엉킨 실타래를 풀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찬성하는 주민도, 반대하는 주민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 이들의 갈등 때문에 추모공원 후보지로서 동해면이 보유한 월등한 장점들은 모두 묻혀버렸다. 객관적으로 가장 우선 평가해야 할 사안인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포항시는 추모공원 건립을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2021년 1차 공모에서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재공모에서는 동해면을 포함한 7개 지역이 몰리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며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이는 선정지에 기금 40억원, 화장시설 사용료 징수액 20%(30년간), 일자리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한 덕분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선정지가 속한 읍·면에는 기금 80억원과 주민편익 및 숙원사업으로 45억원 규모를 제공한다. 아직 유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코스트코를 추모공원 선정지에 입점시킨다는 이강덕 포항시장의 확고한 의지 역시 큰 혜택이다.

그럼 커다란 선물 보따리를 품은 추모공원은 대체 어떤 곳에 들어서야 할까. 약 3년 전, 추모공원 관련 취재로 만난 인천가족공원 관계자가 했던 "비용을 포기하더라도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접근성이 좋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데 몇십 년이 걸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접근성이 떨어져 주민들의 방문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인식 개선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결론은 인식 개선. 여기에 지금 포항이 직면한 문제의 해답이 있다고 본다.

추모시설은 더는 기피해야 할 것이 아니다. 단순한 화장장이나 무덤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삶에 있어 소중했던 가족과 지인을 사후에도 계속 만날 수 있는 통로다. 생각만 달리하면 추모공원이란 존재가 엄청난 복지 혜택이다.

추모공원 건립을 둘러싼 찬성 측과 반대 측 모두 각자의 생각이 있다고 본다. 어디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추모공원 유치의 장점이 크게 다가올 수도, 단점이 크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두의 생각을 일치시키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몇십 년을 허비할 수는 없다. 결국 포항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포항시는 넓게는 경북 동해안 주민 모두의 복지를 생각하고 이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찾아 추모공원을 건립해야 한다. 그럼 인식 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부디 이번에는 포항의 추모공원이 제대로 된 곳에 자리 잡기를 간절히 바란다.
전준혁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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