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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칼럼] “무소속, 쪽 팔리지 않으세요”

2026-05-25 06:00

무소속 한동훈의 부산투쟁
내심 복잡한 여야의 시선
불규칙한 보수의 심장 박동
대구시장 뛰어 넘은 함의
‘킬러문항’ 마주한 선택은

박재일 논설실장

박재일 논설실장

니편 내편 악을 쓰며 승자를 가르는 게 선거이지만 재미있는 구석도, 고차원의 함의(含意)도 깔려 있다. 유투브를 돌려보다 폭소가 터졌다. "아저씨, 무소속인데 쪽 팔리지 않으세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에게 중학생이 던진 말이다. 한동훈의 상대는 민주당 후보인 영화배우와 동명이인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과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다. 부산시장 선거 이상으로 주목도가 높다.


근데 한 후보의 선거 방식이 독특하다. 길거리에서 초·중·고생들과 조근조근 대화를 나눈다. 일종의 '스몰토크'다. 사진 찍기에, 사인도 해주고 '어느 학교냐. 학원가느냐'고 묻는다. 투표권도 없지만 심모원려가 있음을 눈치 챌 수 있다. 집에 돌아간 애들은 엄마 아빠에게 '내가 전 법무부장관을 만났다'고 얘기할 게 뻔하다. 한동훈은 어쩌면 선거의 새로운 교범을 쓸 지 모른다.


무소속이 쪽팔리지 않느냐는 말에는 묘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학생이 저간의 복잡한 권력투쟁까지 알고 던진 질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출마의 조급함과 용기가 겹쳐진다 할까. 한동훈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때 원팀이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장동혁을 사무총장으로 픽업했다. 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투표 전후 갈라섰고, 당권을 잡은 장 대표는 한동훈을 쫓아냈다. 한동훈의 낙선을 바라는 것은 민주당 보다 국민의힘 당권파가 더 간절할 것이란 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하정우를 한껏 엄호한 이재명 대통령이나 삼고초려했다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멋쩍을 수 있다. 복잡하다.


선거 정책 토론회에 갔다가 청중속에서 질문이 나왔다. "이번에는 반드시 시장을 바꿔야 합니다". 내가 반문했다. "대구시장 바뀌는 것 아닌가요. 홍준표 시장이 출마했나요". 다들 웃었다. 대구시장 선거가 격전지 중 하나가 됐다는 것은 생경하다. 보수의 심장 박동소리가 규칙적이지 않은 탓이다. 여기도 시장 교체를 넘어 중첩된 함의가 지뢰처럼 깔려 있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보수 30년을 찍어줬는데 뭐가 달라졌느냐"고 반문한다. 보수를 살리기 위해서도 김부겸을 선택해야 한다는 역설적 논리를 편다. 선거 포스터도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이다. 이재명 정권이 싫더라도 지역발전이 가능한 실용적 선택을 해달라는 호소다. 인물론인데 이건 일종의 무소속 전략에 가깝다.


추 후보가 내건 '경제부총리 출신, 경제는 추경호'란 구호도 언뜻 실용에 맞춰진 듯하지만, 그가 초반과 달리 급격히 지지세를 불려나간데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예산을 퍼부을 수 있다는 현 정권의 논리에 귀를 기울이던 보수 유권자들이 그럴 경우 이재명 정권을 인정해버린다 논리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더 복잡한 해석도 곁들여진다. 김부겸의 생환을 정청래 당 체제에서는 달갑지 않게 여길 것이란 호사가들의 관측이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4년 뒤 대선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추 후보가 이긴다면 보수의 심장을 다시 규칙하게 뛰도록 했다는 공적이 보태지는 것은 물론 그를 코너에 몰아넣은 계엄 관련 재판이 흐지부지 될 수 있다.


풀뿌리 정치인을 뽑는다는 6·3 지방선거가 미로처럼 얽혔다. 유권자들은 서울시장, 평택을 곳곳에서 '킬러 문항'을 마주한다. 물론 요즘 유권자들은 더 고차원적이다. 권력 향배의 함수를 모르지 않는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 한 표를 던진다면 '쪽팔리지 않는 대한민국 정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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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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