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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대신대 실용음악과 83세 학생 이오웅 어르신

2024-10-02
[동네뉴스] 대신대 실용음악과 83세 학생 이오웅 어르신
대신대 실용음악과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이오웅 어르신.

"이 나이에 대학을 졸업한다고 뭐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래도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게 즐겁고 자신감도 생겨서 좋습니다."

올해 나이 여든셋인 이오웅 어르신은 대신대 실용음악과(2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피아노를 전공하는 이씨는 토요일마다 수업을 듣기 위해 새벽잠을 설친다. 대구 동구 효목동 집에서 대학이 있는 경북 경산 백천동까지 가려면 버스를 무려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할 만큼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만학이 즐겁다. 이씨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었던 공부를 이 나이가 되어서라도 하니 소원 풀었다"며 "힘들지만 재미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성가대 활동을 해온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학업을 이어가지 못했다. 결혼하고 자녀를 키우고 손주까지 돌본 그는 일흔이 넘어서야 성인 중·고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고교 과정을 마치니 공부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다. 마침 각 대학에서 학생 유치를 위한 홍보 활동을 펼쳤고, 좋은 조건의 학교가 있어 내친김에 진학했다.

이씨는 "나이가 들어 배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것을 이해하기 힘들고 외운 것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젊은이들처럼 빨리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욕심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들도 응원하며 격려해 주고 무엇보다 치매 예방에도 좋을 것 같았다. 만학도에게 다양한 장학 혜택도 주니 경제적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것도 좋다며 만학을 예찬했다.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성격인 이씨는 평생교육 강좌도 듣는다. 종교활동과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시니어클럽에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일도 한다. 그런 이씨가 꼭 이루고 싶은 특별한 소원이 하나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성가대 활동을 했지만 귀로 듣고 그냥 따라 부르기만 했는데 악보를 읽고 피아노 연주를 하니 눈이 뜨이는 것 같다"며 "아직은 서툴지만 언젠가는 교회에서 찬송가 연주를 멋지게 해보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한다.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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