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제 어디로] <2> 대구 산단은 지금
주요산단 3곳서 공장 줄폐업
차부품 업체도 매출 10% 감소
2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서구 갈산동 성서산업단지 내 한 공장. 지역 최대 산업단지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외부는 낡았고 내부는 깜깜했다. 오랫동안 사람 왕래가 없었던 듯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고, 내부에는 쓰다 남은 자재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대낮임에도 빛이 들지 않아 을씨년스러울 정도였다. '현위치 분양'이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공장 담벼락과 높은 건물 위까지 뒤덮었다. 건물 앞마당엔 컨테이너로 만든 분양사무소가 들어서 있다.
지역경제의 풀뿌리이자 토대인 산업단지가 끝이 안 보이는 경기침체에 아우성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등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기나긴 내수 부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은 지역 중소기업에 숨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성서산단과 함께 대구 산업을 견인했던 서구 염색산업단지와 북구 제3산업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 곳곳에서 문을 닫은 공장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임대'와 '분양'이 적힌 현수막이 건물과 나무 사이 나부꼈고, 임대 전단은 전주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낡은 공장 앞마당엔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가동 중인 공장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성서산단 내 위치한 자동차부품 기업 A사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감소했다. 3분기 계절적인 요인도 있지만 인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직격탄을 맞았다. A사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수주가 저조한 상태다. 인천 화재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키워서 전기차 부품으로 전환한 공장들은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며 "미국발(發) 관세정책 등 외부요인으로 앞으로의 경기도 긍정적이진 않다"고 했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 관계자는 "지역 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호소한다.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90% 이상 차지하는 지역경제 체질상 단기적으론 체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규모 있는 기업은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 있지만, 영세기업은 불확실성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불경기를 맞닥뜨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혼잣말처럼 '내년 경기는 더 어려울 것 같은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지역경제의 풀뿌리이자 토대인 산업단지가 끝이 안 보이는 경기침체에 아우성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등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기나긴 내수 부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은 지역 중소기업에 숨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성서산단과 함께 대구 산업을 견인했던 서구 염색산업단지와 북구 제3산업단지도 상황은 마찬가지. 곳곳에서 문을 닫은 공장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임대'와 '분양'이 적힌 현수막이 건물과 나무 사이 나부꼈고, 임대 전단은 전주를 도배하다시피 했다. 낡은 공장 앞마당엔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가동 중인 공장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성서산단 내 위치한 자동차부품 기업 A사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감소했다. 3분기 계절적인 요인도 있지만 인천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에 직격탄을 맞았다. A사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수주가 저조한 상태다. 인천 화재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키워서 전기차 부품으로 전환한 공장들은 가동률이 뚝 떨어졌다"며 "미국발(發) 관세정책 등 외부요인으로 앞으로의 경기도 긍정적이진 않다"고 했다.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 관계자는 "지역 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호소한다.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90% 이상 차지하는 지역경제 체질상 단기적으론 체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규모 있는 기업은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 있지만, 영세기업은 불확실성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불경기를 맞닥뜨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혼잣말처럼 '내년 경기는 더 어려울 것 같은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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