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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리우지아쿤

2025-03-10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리우지아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금년도 프리츠커상은 중국의 리우지아쿤(劉家琨·69)에게 돌아갔다. 이 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1979년에 제이 A. 프리츠커 부부가 제정했으며 상금은 10만 달러. 한국은 아직 수상자가 없으나 일본은 안도 다다오 등 9명이 수상했다. 리우지아쿤은 중국 청두에서 태어나 충칭건축공학원(충칭대학교)을 나왔다. 한때 티베트에 들어가 문학창작에 매진했으나 1999년에 지아쿤건축을 창업하여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청두를 중심으로 활동한 만큼 지금까지 외국에 지은 건물은 없다. 어디에서 짓든 그의 건물에는 그 지방의 역사·자연·전통기술이 배어있다. 그 지방의 값싼 재료와 낮은 건설비용으로 지어 건물에서 절제가 느껴진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때 죽은 15세 소녀를 추모하여 '후후이산 기념관'을 지었다. 구호텐트 같은 소박한 잿빛건물이지만 내부 분홍빛 벽에는 그 소녀의 테니스라켓, 배낭, 스카프 같은 소지품이 걸려있다. 애틋한 마음이 들게 한다. 지진 때 나온 건축폐기물로 벽돌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그가 많이 쓰는 '재생벽돌'이다.

그의 대표작은 청두의 서촌대원(西村大院)이리라.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주제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것. 4만 평 되는 청두시의 한 블록을 비우고 그 블록을 성처럼 건물로 에워쌌지만 말 그대로 개방된 미니도시다. 안엔 대나무정원과 축구장 등이 있어 공원 같다. 바닥 벽돌도 구멍을 뚫어 거기서 풀이 올라오게 했다. 그 지방의 자연과 교감하는 '겸손'한 건물인 것이다. 5층 높이의 경사로를 오르내리면 안의 공원과 바깥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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