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전후 대구 준공후 미분양만 1만호 넘어…저금리 할인분양에 차츰 소진
대구 입주물량 2027년 이후 절벽 수준으로 떨어져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에 미분양 자연 소진 관측

대구 동구 영남타워에서 본 아파트 단지들과 공사현장. 이지용기자

2010년11월부터 2011년 11월 대구지역 미분양 추이.
9천호에 육박하는 대구 공동주택 미분양이 지역 주택·부동산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소진 시기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미분양이 당장은 건설사와 부동산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2년 내에는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27년 이후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대구시 집계에 따르면 지역 미분양은 1월 말 기준 8천742호다. 이 가운데 준공후 미분양이 3천75호다. 대구의 미분양은 2023년 2월 1만3천987호까지 치솟은 뒤 전세 임대 전환과 할인분양에 따른 소진으로 지난해 2월에는 1만호 아래로 떨어진 9천927호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 9월 8천864호로 내려온 뒤 지금까지 9천호 아래에서 유지되는 상황이다.
2023년 2월과 비교하면 2년간 5천245호가 소진됐다.
올해 미분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후분양을 중심으로 늘어난 신규 아파트 공급에 따라 '준공 후 미분양'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정 부분 미분양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세제 및 대출 관련 주택 정책이 뒷받침되면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만큼 2027년이면 자연적으로 해소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병홍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회장(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은 “미분양 소진 시기는 정량적으로 예측 가능한데,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을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면서 “내년 입주 물량은 1만호 아래고 2027년 이후는 바닥에 가까울 만큼 급감해 신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2027년에는 자연 소진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 입주 물량은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만2천334호, 내년 1만751호다.
부동산 분양·마케팅 전문회사인 대영레데코가 분석한 자료에는 대구 입주 물량이 올해 1만3천143호에서 내년 7천925호로 줄어든 뒤 2027년에는 북구에서만 1천985호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월별로도 2026년 7월부터 2027년 5월까지 10개월간 입주물량이 제로 상태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공급 부족으로 미분양이 이 시기에는 자연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구시회 역시 실수요자 조차 관망세인 주택 매수 심리가 대출 및 세제 정책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회복되면 미분양 소진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대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을 전후해 2만호 넘게 쌓였던 미분양이 주택 정책과 저금리 기조 및 건설사의 파격적 할인분양으로 소진된 경험이 있다.
당시 대구 미분양은 2009년 1월 2만1천560호까지 치솟았고, 그해 12월에는 1만6천99호까지 줄었으나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53호로 1만호를 넘기며 주택부동산 시장의 뇌관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분양 매입과 건설사의 수요 촉진 할인분양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점차 소진되기 시작해 2011년에는 1만호 아래로 내려왔다. 준공후 미분양도 6천여호로 줄어 들었고, 이후 차츰 판매되면서 미분양 파고를 넘었다.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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