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1일까지…예술가의 초경험적 기운·창작 원천에 대한 이야기
고현정·조정현·채온·최은철 작가 4인의 조각·회화·설치작 전시
'신과 함께' 전시 포스터.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지하철2호선 범어역과 연결된 대구아트웨이에 귀여운 강아지가 등장했다. 도대체 강아지가 몇 마리나 되는가 싶어서 세어봤더니 강아지만 있는 게 아니다. 왼편에 고양이도 있는 듯하다. 어린이 두 명과 이 작품을 감상하던 가족들이 강아지가 몇 마리인지, 왼쪽의 동물이 고양이인지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엄마 추미영(36·대구 수성구)씨는 "아이들끼리 강아지 옆 동물이 고양이인지 아닌지를 두고 5분째 실랑이 중"이라며 일상 속에서 만난 예술의 즐거움을 전했다.
옆 전시실에 있는 채온 작가의 작품도 시선을 끈다. 사물의 형태나 신체 등을 일그러지게 그리고 배경과 사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한 작품을 주로 선보인 채온 작가의 이번 작품은 귀여움이 넘친다. 인물을 드로잉처럼 처리해 단순화한 모습이 코믹하면서도 정감이 간다.
대구아트웨이는 오는 5월31일까지 스페이스 2~4에서 올해 첫 번째 기획전 '신과 함께'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특정 종교의 영향을 받은 작품 전시가 아닌 화가와 조각가의 신, 즉 예술가에게 초경험적 기운과 창작의 원천이 되는 '영감(靈感)'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예술가에게 있어 영감은 단순한 작품 창작의 아이디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평범한 일상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이다. 고현정, 조정현, 채온, 최은철 4인의 작가가 조각과 회화, 설치 등의 작품을 통해 예술가에게 있어 영감의 의미를 찾아나선다.
고현정 작.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고현정은 생명체들의 치열하고 열정적인 삶을 천진난만한 시선으로 포착해 관람객에게 유쾌한 에너지를 전한다. 조정현은 '인류세(인간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꾸는 지질 시대를 의미하는 말)'를 주제로 생명력을 잃고 화학처리된 자연물을 통해 지구 환경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채온 작.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채온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어떤 에너지를 알아가기 위해 주변 모든 사물과의 관계성에 주목한 독창적인 회화를 보여준다. 사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하는 기존 화풍에 귀여움을 더했다. 최은철은 현대사회에서 인간과 사회 간의 양극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설탕 조형물을 통해 비유적으로 시각화했다.
지하철 역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대구아트웨이는 오픈스튜디오와 전시공간을 두루 갖추고 있어 작가와 지역민이 예술적 영감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대구아트웨이 전시를 자주 본다는 김유정씨(23·대구 수성구)는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많은데다 회화, 설치미술,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재미있다"며 "지하철역을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전시장을 둘러보게 된다. 다음 전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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