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은행 지점에 찾아가 행패 부린 50대 벌금형
대구지법. 영남일보 DB
대구 수성구 지산동의 한 시중은행 지점. 이곳에 한 불청객 A(51)씨가 등장하면서 평온했던 은행 직원들의 일상은 180도 확 달라졌다. 이 50대 남성은 매일 은행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며 큰 소리로 욕설을 했다. 은행 업무가 종료됐음에도 나가지 않고 버티며 직원들을 괴롭혔다.
지난해 7월 22일 오후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그간 은행 직원들에게 행패를 부리던 A씨와 여성 은행원 B씨 간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당시 A씨는 5만원권 지폐(300만원) 돈뭉치와 다량의 1만원권, 온누리 상품권 등을 직원 B씨에게 주면서 '카운터'라고 불렀다. 이어 카드와 신분증을 보여 주며 잔금보다 많은 금액을 인출해 달라고 생떼를 마구 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은행 여직원에게 700건에 달하는 통장 정리를 요구했다. 이를 처리한 은행 여직원에게 다시 정리한 자료를 폐기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의미없는 일을 계속 하도록 했다.
참다못한 B씨가 "고객님이 무슨 의도로 저한테 이런 일을 시키는지 알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니가 신내림 받았냐? 무속인이냐? 뭔데, 내 생각을 꿰뚫어 보느냐"며 폭언을 했다. 지점장실에 무단으로 들어가 큰소리를 치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후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제지당했다. 하지만 A씨는 B씨를 향해 "내가 살인하고 처벌받으면 되겠네"라고 위협하며, 30분간 소동을 이어갔다.
결국 검찰은 A씨를 정당한 은행 영업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 방해)로 기소했다. 대구지법 형사6단독(부장판사 유성현)은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점, 다시는 해당 범행 장소(은행)에 출입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시민들도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직장인 최순형(33·수성구 범어동)은 "700건 통장 정리를 시키고 그걸 다시 폐기하라고 한 건 황당한 일이다. 이 건 은행 업무가 아니라 명백한 가혹행위로 보인다"며 "이 사건이 언제 최종판결이 날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서비스직을 사람으로 안 보고 자기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이런 행동은 벌금으로 끝낼 게 아니라 더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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