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가실성당,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나도 아이유처럼” 성당 인증샷 붐

봄꽃 사이로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자태를 드러낸 대구 계산성당.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에서 아이유(양금명 역)가 결혼식을 올린 장소다. 박지현 기자
“어, 저기 내가 결혼한 곳인데…."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감성적인 장면들이 대구경북 곳곳에서 촬영되면서 지역민들의 추억과 로맨스를 다시 깨우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의 첫 키스 장면은 안동의 노란 유채꽃밭에서 촬영됐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꽃 사이로 서툴지만 풋풋한 두 사람의 입맞춤은 보는 이의 가슴까지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장면은 주인공의 딸 금명이가 결혼식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성당으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칠곡 가실성당의 붉은 벽돌 건물과 화사하게 만개한 벚꽃은 드라마의 로맨틱한 감성을 극대화 했다. 이를 본 지역민들은 “내 결혼식장인데, 저렇게 예뻤나?"라며 흐뭇한 추억에 빠졌다.
성당 내부 결혼식 장면은 대구 계산성당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아래에서 촬영됐다. 높은 천장으로부터 쏟아지는 부드러운 햇빛과 색색의 유리창이 만들어 낸 신비로운 분위기 덕에 방송 직후 온라인에서는 촬영지에 대한 문의가 폭발했다. “우리 부모님 결혼식장인데 드라마에서 보니 새롭다"며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도 많았다.

계산성단 내부 모습.
드라마 촬영지로 잘 알려진 두 성당은 오랜 역사와 함께 지역민들의 삶 속 깊숙이 자리한 곳이다. 1923년 지어진 가실성당은 경북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천주교 박해 시절 신자들의 신앙을 지켜온 상징적인 장소다. 계산성당은 영남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자 대한민국 3대 성당 중 하나로 손꼽히며, 지역민들의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드라마의 열기는 방송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 속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지역 관광명소였던 이곳들은 봄꽃이 피어나고 드라마의 여운이 퍼지면서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가실성당의 벚꽃 앞에서 SNS 인증샷을 찍고 “아이유가 서 있던 그 자라"라며 드라마 속 감동을 공유하는가 하면, 계산성당은 유명 인플루언서부터 일반 관광객까지 다양한 이들의 추억 인증 장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열풍에 칠곡군은 가실성당에 드라마 촬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 성당을 배경으로 웨딩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가실성당 웨딩 챌린지'도 준비 중이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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