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상’ 대선 출마 선언에 담긴 의미는?

이재명 전 대표 10일 영상 통해 21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
정치권 영상 두고 새로운 선거전략 분석 나와
영상 두고 다양한 메시지 남겼다는 분석도

10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한 시민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영상을 통해 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 그는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라고 지목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약 12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물을 통해 대선에 나서는 각오와 의지는 물론 민생과 성장 등 공약까지 담았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출마 선언 방식을 두고 고도의 선거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형태의 짧은 영상으로 유권자들에게 널리 퍼질 수 있어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짧은 영상(쇼츠) 형태의 미디어가 다양한 세대에 걸쳐 선호되고 있어, 이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영상도 지지층과 중도층에게 확산될 수 있다"며 “사실상 선거를 준비하는 입장에선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이 전 대표가 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유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출마자들이 국회 등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 뭔가 경직되거나 정해진 틀이 있다"며 “반면 영상의 경우 하고 싶은 말을 요약할 수 있고 편집도 가능함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제격"이라고 했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영상 출마 선언의 원조는 19대 대선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당시 문 후보는 2017년 3월 출마 선언을 영상으로 제작해 언론과 SNS를 통해 공개했다. 문 후보 측은 촛불 혁명의 '성지' 광화문 광장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태극기 부대'의 시위가 격렬해 광화문 선언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보수 후보를 꺽고 대권을 잡은 만큼, 이 전 대표 측이 'again 2017'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 영상을 통해 '실용주의'가 담긴 'K-initiative(이니셔티브)'라는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K 컬처' 'K 민주주의'를 언급한 그는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영역이 있다"며 “이를 K-initiative로 통칭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먹사니즘'을 넘어 '잘사니즘'을 지향하겠다"며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11일 비전선포식을 통해 'K-initiative' 비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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