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7일간 머물며 대선유세…'TK 적자' 포석 움직임
3자 가상대결서 14% 기록…TK·2030세대가 지지율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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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8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 5㎞ 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
지난 6일 경북 칠곡 청구공원 조부모 묘소를 찾은 그는 다음 날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범어네거리 등 대구 주요 거점을 강행군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 13일에는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에 참가해 젊은 건각들과 함께 5㎞를 완주했다. 특히 출발에 앞서 한 여성 마라토너가 이 후보와 셀카 사진을 찍은 뒤 행복한 모습으로 휴대폰 화면을 보는 장면도 목격돼 눈길을 끌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한 상당수가 2030세대였다는 점은 그의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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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재윤기자 |
왜일까. 대선 주자는 텃밭이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영남이든 호남이든 확실한 지지세를 확보해야 중원(수도권)에서 누구와도 겨룰 만하다. 향후 보수진영에선 TK를 대표할 뚜렷한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이 후보의 본가는 조부모 묘소가 있는 경북 칠곡군이고, 외가는 대구 달성군이다. 그의 본적은 대구 중구 달성동이다. 이 때문에 MB(이명박 전 대통령)를 잇는 TK의 적자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일까. 이 후보는 "TK에서 호랑이가 될 만한 인물을 키워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릴 땐 잘 모르지만 키워보면 고양이인지 호랑이인지 안다"며 자신은 새끼 고양이가 아니라 새끼 호랑이라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성인 남녀 1천20명을 상대로 실시한 6·3 대통령선거 '3자 가상 대결' 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면접,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13.3%,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후보는 1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는 45%,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29%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다른 주자(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로 바꾼 3자 가상대결에서도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대체로 2030세대와 TK가 견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TK에서 김문수 전 장관(42%)과 이재명 전 대표(27%)에 이어 19%의 지지율을 얻었다. TK에서 20%에 가까운 지지율은 상당한 함의가 있다. 보수 후보 단일화 등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TK에서의 유의미한 지지율은 이번 대선 이후에도 적잖은 정치적 자산이 될 게 자명하다. 그가 호랑이가 될지, 고양이로 전락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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