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 중구 재활용센터 ‘자원순환’ 교육
업사이클링 공예반 등 6개 프로그램 운영
폐가구 1천점 수거 3천만원 판매 실적도
24일 오후 대구 중구 재활용센터 5층 프로그램실에서 열린 정리수납반 교육에서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의류 정리법을 시연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4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재활용센터 5층 프로그램실. 정수정 글로벌평생진흥교육원장이 수강생 10여 명을 대상으로 자원순환 프로그램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강의 주제는 '정리 수납'. 집 안에서 쉽게만 여겼던 옷 정리가 주요 내용이다. 정 원장은 "빨래를 갤 땐 머릿속에 사각형을 떠올려보세요"라며 손에 든 티셔츠를 능숙하게 접어 나갔다. 가상의 틀 안에 옷을 정리하라는 설명에 수강생들은 일제히 그의 손끝을 따라 움직였다.
실습이 끝날 때 쯤 정 원장은 "옷장에 무슨 옷이 있는지 알아야 불필요한 자원 소비를 막을 수 있다"고 수강생들에게 전했다. 옷들을 무분별하게 쌓아둬 버려지는 옷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의미였다.
이어 수강생들은 '긴 소매는 어떻게 접느냐', '옷을 접는 순서는 어떻게 되느냐' 등 여러 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습관을 들여 올바른 자원순환 문화를 형성하자는 데 동참한 것.
수업에 참여한 유혜림(여·35·중구 동인동)씨는 "작년에 아이가 태어난 뒤 집안에 짐이 너무 늘어나 처치가 참 어려웠다. 아파트 커뮤니티를 통해 재활용센터 프로그램 공지를 보고 곧바로 강의를 신청했다"며 "첫 수업에서 신문지를 접어 감자·양파 수납 박스를 만들었을 때의 뿌듯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예전에 무심코 버렸던 물건도 이젠 한 번 더 재활용할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대구 중구청이 운영 중인 재활용센터가 자원 낭비 방지와 재활용 문화 확산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자원순환 문화를 주민 생활 속으로 확산시켜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지역 각 구·군마다 폐제품 교환사업은 하고 있지만 중구처럼 직접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없다.
24일 오후 대구 중구 재활용센터에서 폐트병 뚜껑을 재활용한 키링을 선보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날 기자가 입소문을 듣고 찾아간 중구 재활용센터는 건물 전체가 마치 하나의 '자원순환 전초기지' 같았다. 현장 수업을 참관한 결과,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짜임새가 있어 보였다. 센터 1층은 자원순환 체험장. 투명 페트병 무인 회수기가 설치돼 있었다. 깨끗하게 씻은 투명 페트병을 기계에 넣을 때마다 10포인트(병 한 개당)가 적립됐다. 2천포인트 이상이면 현금처럼 쓸 수 있다.
2~3층은 가구 전시실이다. 인근 자취생이나 사무실 개업을 준비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가구 전시실은 버려진 중고 가구를 무상 수거해 수리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팔거나 소외계층에 기증하고자 마련됐다. 판매로 걷어 들인 금액과 리폼된 가구는 저소득 주민에게 기증되고 있다.
4~5층엔 이른바 '교육의 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목공예체험반·업사이클링공예반·정리수납반·자원순환체험학습·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센터에 확인하니 올해 1~3월에만 무려 7천52명이 수강했다고 한다.
대구 중구 재활용센터 직원은 "정리수납반은 3개월 과정으로 운영된다. 마지막 수업 시간엔 지역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수강생들이 집 정리 자원봉사를 한다"며 "목공예체험반은 신청자가 많아 수강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센터를 나서면서 주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나눔의 가치를 두루 학습,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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