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박과 여러 재료 활용한 작품 눈길
시·공간 개념 탐구 통해 혼돈과 조화 사이 균형점 탐색
정익현 작
여러가지 색상의 물감을 덧칠해 놓은 정익현 작가의 작품을 보면 불현듯 작가의 사고가 궁금해진다. 정 작가는 중학교 때 우연히 가톨릭 피정을 떠나면서 학교에서와의 다른 시간을 갖게 됐고 공부가 아닌 오로지 나만을 들여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 경험이 성장기를 거치면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을 갖게 했다. 미술대학에 진학 후 자신에게 늘 되뇌었던 물음은 자연스럽게 캔버스로 옮겨갔고 미술작업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정 작가의 작업은 부연 설명이 없다면 서양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업 초기부터 주로 사용했던 짙은 파란색은 정 작가가 한국화를 공부하면서 늘 먹을 가까이 했기에 나온 색상이다. 아크릴물감에 먹을 섞어서 만들어낸 파랑이었다. 수 년 간 파랑을 고집했던 그가 최근 빨강, 골드 등으로 색상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삶에서 오는 행복, 기쁨 등이 자연스럽게 화려한 색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정익현 작가의 개인전 '그 너머 바라보다_beyond the horizon'가 26일까지 iM Gallery(대구 옥산로 111 iM뱅크 제2본점 1층)에서 열린다.
그동안 시·공간 개념 탐구를 통해 혼돈과 조화 사이의 균형점을 탐색한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금·은박과 여러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크기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미술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하는 정 작가는 "작품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 보라"고 권한다. 바쁜 일상에 쫓겨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조차 없는 이들에게 작품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길 바란다는 조언이다. 정 작가는 "작품에 대한 분석이나 작가의 의도를 살피기 보다는 작품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현재 내 삶이 어떠한지에 대한 잠시의 여유라도 가지면 좋겠다"며 자신이 작업하면서 느꼈던 행복을 조금이나마 나누길 바란다고 했다.
정 작가는 수피아미술관 기획전, 봉산문화회관 개인전, 갤러리 오모크 초대 개인전 등을 통해 관록있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지난 4월 중국국제미술제에 현대미술 작가로 참여한 정익현은 내년 중국 우한에서 초대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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