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 제100~102호분에서 정밀 발굴 성과를 소개하는 현장설명회가 열렸다. 해당 고분군은 칠곡분지를 조망할 수 있는 능선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대형 봉분과 독특한 구조를 통해 삼국시대 고대 집단의 위계를 보여준다. 이날 설명회에는 시민들이 직접 발굴 현장을 둘러보며 삼국시대 유구를 관찰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주곽과 부곽이 '111'자 형태로 배열된 고분 구조가 구암동 고분군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다양한 석재를 활용한 석곽묘와 분구 구조도 함께 드러났으며, 다수의 도굴 흔적에도 불구하고 고분 내부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봉분의 규모와 축조 방식 등을 토대로 피장자가 이 지역을 지배하던 토착 세력의 수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장에는 유개고배, 장경호, 철기류 등 다수의 출토 유물이 전시되었다. 시민들은 발굴단의 설명을 들으며 유물을 가까이에서 관람했고, 연구진은 당시 장례 풍습과 지역 정치 세력의 특성에 대해 소개했다. 출토 유물들은 5세기 말부터 6세기 초 사이 팔거리 집단의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101-A호 주곽에서 출토된 금동 귀걸이는 세환이식(細環耳飾) 형태로, 피장자의 신분과 문화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유물로 주목받고 있다. 발굴단은 향후 정밀 분석과 보존 처리를 거쳐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북구청은 고분군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현덕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