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아트피아 ‘2025 스페셜아티스트’ 선정작가
8월10일까지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서 열려
유기적인 상호작용 가득한 전시작들 눈길 끌어

권세진 개인전 'One and All'이 열리고 있는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경.<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반복은 단순한 작업방식이 아니라, 감정이 포개어지는 시간이다. 날마다 달라지는 손의 떨림과 먹의 농담은 시간의 겹이 되어 종이 위에 조용히 스며든다."
전시장은 한지 위에 펼쳐진 흑백의 향연으로 가득하다. 작은 단위의 시각적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작들의 부분만으로도 감각적인 회화의 요소를 만끽할 수 있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전시장 벽면에서 몇 걸음 물러선 채 작품을 다시 바라보면 현대적이면서도 사진적 느낌이 일렁이는 오묘하면서도 거대한 화면과 마주할 수 있다.
권세진 작가 개인전 'ONE & ALL' 전시가 오는 8월10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수성아트피아의 2025년 스페셜아티스트로 선정된 권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신작 위주 작품 26점을 선보인다.
전시명 'ONE & ALL'은 '하나이자 전체'라는 의미다. 이 전시명은 권 작가의 작업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시 중인 작품 상당수는 이른바 '조각 그림'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존재를 뽐내고 있는데, 이는 각각 채색한 정사각형의 한지를 조합해 하나의 화면을 완성하는 것이다. 각 한지는 자신만의 독립성을 유지하지만, 전체적으로도 어우러져 일관된 서사를 만들어 나가는 모양새다.

권세진 '다중시점(perspective)'<수성아트피아 제공>

권세진 '물의 표면(Surface of the Water)'<수성아트피아 제공>
권 작가가 선사하는 화면들은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변형하고 인쇄한 뒤 다시 회화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 것들이다. 화면의 시각적 깊이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먹과 농감의 번짐에 눈길이 간다.
한지에 먹으로 작업한 '물의 표면' 작품의 경우 '조각 그림'의 전형적 형태를 보인다. 마치 디지털 픽셀과도 같은 분절된 이미지가 모여 수면 위 잔잔한 파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다중시점' 작품의 경우 마치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 사진작품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각 작품들의 부분으로 눈길을 주는 순간 또다시 독립적인 회화의 그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유기적 상호작용이 가득한 여러 전시작들이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권세진 작가는 "나의 작업은 작은 단위의 개체들이 모여 하나의 화면을 이루는 데 집중한다. 각 조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만들어내는 미묘한 변화에 관심이 있다. '분절'과 '재구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개체들은 전체 안에서 다시 조합돼 고유한 맥락을 형성한다. 나는 그 과정을 통해 화면 안에 생성되는 긴장과 균형의 흐름을 탐구한다"고 말했다. 전시 오프닝은 오는 22일 오후 5시.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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