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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대통령도, 경북도지사도 주문하는 적극행정 등

2025-08-01 10:29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간부회의에서 "경북도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청렴하고 떳떳하게 적극행정을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적극행정을 한 경북도 공무원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는 현재 상황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직원 보호를 위해 변호사 지원과 심리적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주 "적극행정을 활성화하겠다"며 "일 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포상과 승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0일내로 정책감사 폐지, 직권남용죄 신중수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에게 적극행정을 주문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라 발전을 위해서는 적극행정이 요구되는데 한편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공무원도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허가 업무는 기업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어서 더욱 적극행정이 필요하지만 이쪽 공무원들의 전반적인 업무 스타일은 다른 파트 공무원들 보다 더 수동적이고 소극적이다. 적극행정으로 인·허가를 내줘서 얻는 것보다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낫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적극적 대응이 특혜를 줬다는 오해로 번지고, 훗날 수사나 감사를 받을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정책감사 폐지 등의 대통령실 발표는 속도감있게 실행돼 공직 내부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안심하고 적극행정에 나설 수 있다. 이철우 지사도 자신의 지시에 따라 적극행정을 폈던 직원들은 승진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이 지사의 주문이 일선 공무원들에게 먹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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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타결 불구 '무역 전쟁' 이제부터 시작이다


초읽기에 몰렸던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시한을 이틀 앞둔(미국 현지시간 기준) 31일(한국시간) 타결됐다. 전세계를 향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협박'으로 불리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절망도 희망도 아닌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통보했던 25% 관세는 세간의 예측대로 15%로 낮춰졌다. 앞서 타결된 일본, EU(유럽연합)과 같은 수준이다. 한국은 이에 더해 3천500억 달러(487조3천억원)의 대미 투자와 별도의 1천억 달러 미국산 LNG 및 에너지 제품 구매란 조건이 붙었다. 민감한 요인이던 쌀·소고기를 비롯한 농산물 분야는 기초적 언급만 있어 핵심 논의에서 비켜났다. 최종협정은 2주내 백악관에서 있을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정리될 것이다.


한국은 일단 선방한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의 국력과 경제력이 일본이나 유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유발하는 핵심 국가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는 660억 달러, 일본은 685억 달러로 비슷하다. 수천억 달러의 미국내 투자 또한 유동적인 수치이기도 하다. 실제 기업과 정부가 얼마를 투자하고, 대출과 보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스타일상 향후 어떤 돌발적 요구조건을 내걸지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방위비 부담 인상이 대표적이다. 여기다 자동차 관세는 일본을 비롯한 경쟁국에 비해 과거와 달리 혜택이 없어져 버렸다. 종전까지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 관세는 0% 였고, 일본은 2.5%였다. 한국협상단이 마지막까지 12.5%를 주장한 배경이다.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50%는 요지부동이다. 세계는 지금 트럼프가 던진 '보호무역 관세전쟁'의 한 복판에 섰다. 무역전쟁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 전쟁은 새로운 틀속에 막 닻을 올렸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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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치의학연구원, 치과산업 메카 대구로 와야


지난 2014년부터 대구를 비롯해 부산과 천안·광주·전북이 경쟁중인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전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천안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지역공약으로 언급했고, 광주는 치과대학 수나 인력양성지표에서는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치의학 미래를 정치적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지역안배 차원에서 나눠주기식이 아니라 기초 연구부터 임상·제품개발까지 유기적 관계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대구는 매출 상위 10대 치과기업 가운데 2개를 비롯해 기업수와 종사자 수는 전국 3위다. 생산액·부가가치액은 수도권에 이어 2위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수성알파시티·한국뇌연구원 등 연구기반도 풍부하다. 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은 "치과산업과 산학협력을 통해 R&D 전주기 체계를 창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곳이 대구"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도 산업 연계성과 질적 경쟁력을 증명해 정치논리가 개입될 가능성을 잠재우겠다는 복안이다.


우리나라의 치과용 임플란트 수출은 세계 2위로 지난 2023년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대구는 의료기기 수출의 18.4%를 차지하며, 이 중 82.7%가 치과용 임플란트다. 지역기업의 임플란트가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세계시장 규모는 매년 커진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몇 년후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이다. 치의학연구원이 대구에 들어서면 연구개발과 생산수출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원스톱시스템 구축으로 더 많은 치과용 의료기기 수출이라는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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