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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피해자보호법 개정해 역사왜곡 막아야”

2025-08-13 21:23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

동료 할머니들 세상 떠날 때마다

내가 끝까지 마무리하겠다 인사

손배 승소에도 日정부는 무대응

우리 정부가 더 강력하게 나서야


폭우 속 수요시위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열린 제171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8.13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폭우 속 수요시위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부근에서 열린 제171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8.13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고노담화를 넘어서: 일본군'위안부'문제, 이젠 해결돼야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제공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고노담화를 넘어서: 일본군'위안부'문제, 이젠 해결돼야 한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제공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세상에 알렸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난 현재,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법적 배상 문제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대구 북구가 고향인 이용수(97) 할머니는 "김학순 할머니가 시작한 일, 마지막 마무리는 내가 하겠다"는 마음으로, 고령의 몸을 이끌고 지금까지 전국을 누비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매년 8월 14일)을 앞둔 지난 12일 저녁, 정의기억연대 가 주최하는 '정기 수요시위' 참석차 서울에 있던 이 할머니와 어렵게 전화통화를 했다. 목소리를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일본의 사과를 꼭 받아내겠다는 메시지 만큼은 선명했다.


이용수 할머니에게 8월은 유독 힘겨운 달이다. 광복절이 다가올수록 아픈 기억들이 속절없이 떠올라서다. 이 할머니는 "아무리 세월이 많이 흘러도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요즘 몸도 많이 안좋아 더 힘들다"며 "먼저 가신 할머니들이 하늘에서 이 상황을 보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내가 아직 살아있을 때 이 문제가 끝나야 하는데, 이렇게 시간만 계속 흐르는 게 그저 야속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40명, 그중 생존자는 이용수 할머니를 포함해 단 6명뿐이다.


이 할머니는 지난 33년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수없이 목청을 높여왔다. 1992년 첫 공개 증언 후, 2007년엔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증언대에 올라 전 세계에 피해 실상을 알렸다. 이 같은 노력은 2023년 11월, 서울고법에서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승소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일본이 무대응으로 일관해 실제 배상까지 이어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않고 있다.


이 할머니는 "판결이 난 날 법원 밖을 나서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먼저 간 할머니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리길 빌었다"며 "나 역시 30년 넘게 참아온 한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가 법원 판결을 등에 업고 더 강하게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집회 등에서 발언할 때마다 다소 힘에 부치치만 이빨을 깨물며 버티고 있다. '함께 싸워온 이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이 할머니는 "같이 싸워온 할머니들이 한명씩 하늘로 갈 때마다 '마무리는 내가 하겠다'고 인사한다"며 "지난 5월에도 (이)옥선 언니 귀에 대고 '하늘나라 가거든 내가 책임지고 이 문제 해결한 뒤 가겠다고 꼭 전해 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최근 이 할머니가 특히 주목하는 사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이다.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허위사실 유포 시, 법적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게 주요 골자다. 이 할머니는 "수요시위가 열리는 날이면, 바로 옆에서 '위안부는 거짓'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이들이 있다"며 "피해자 보호법을 확실히 개정해 역사 왜곡이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최근 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 명단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윤미향 전 의원이 포함된 것에 대한 심경을 묻자 한동안 침묵했다. 이 할머니는 "그 사람 이야기는 입에 담고 싶지도 않다. 이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살아가면 된다. 나는 내 길을 갈 뿐"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비수도권(대구 중구 서문로 1가)지역에선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희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할머니는 "평생 살아온 도시 한복판에 (위안부)피해의 역사와 기록이 남아 있다는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관심이 사라지면 역사는 잊히고, 잊히면 같은 잘못이 반복된다. 이를 바로 잡아준 서혁수 대표의 얼굴을 보기가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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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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