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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박진만 감독의 면담

2025-09-01 07:00
정지윤기자 <체육팀>

정지윤기자 <체육팀>

삼성 라이온즈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8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어느새 중위권으로 올라섰고, 이제는 '가을야구'까지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올 시즌 내내 상승세와 하락세가 교차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팀을 다잡은 건 박진만 감독의 리더십이었다. 선수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필요한 순간 짧은 메시지를 던지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다. 시즌 초 부진에 빠지며 교체설까지 나왔다. 박 감독은 디아즈에게 "장타를 너무 의식하지 말라. 우리 팀에는 홈런만 필요한 게 아니다"라는 말을 건넸다. 부담을 내려놓은 디아즈는 43호 홈런(31일 경기 전 기준)을 달성하며 50홈런에 도전 중이다.


박 감독의 '면담 2호'는 김영웅이다. 지난해 28홈런을 기록하며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았던 김영웅은 올 시즌 들어 타격감이 흔들리며 부진을 겪었다. 박 감독은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네 스윙을 해라"는 조언을 건넸다. 김영웅은 8월 달라진 모습으로 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면담은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15일 5연패 늪에 빠진 팀 분위기는 무거웠다. 박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활기차고 자신 있게 해달라. 팬들을 위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뛰자"고 당부했다. 이날 삼성은 롯데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연패 사슬을 끊었다. 경기 후 박승규는 "감독님 말씀대로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면담 이후 팀 성적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지난 30일 기준)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또 삼성의 약점이었던 불펜이 안정을 찾고, 타선이 활기를 띄게 됐다.


박 감독은 "연패 시 팬들에게 미안함이 컸다. 올해 삼성 관중 수가 가장 많은데, 그 응원에 보답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팬들과의 약속을 강조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는 선수들에게 또 다른 책임감이자 동기부여가 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 중위권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한 경기, 한 타석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을 다잡아주는 게 필요하다. 박 감독의 면담은 선수의 심리를 바꾸고, 팀의 분위기를 전환하며, 성적까지 만들어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효과를 시즌 끝까지 이어가는 일이다. 박 감독의 면담 리더십이 올 시즌 삼성에 어떤 성적표를 안겨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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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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