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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년고도 ‘경주 다움’을 보여준다면 APEC 기념비 될 것

2025-09-24 02:12

10월31일 개막하는 경주 APEC은 장소 선정에서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6월27일 외교부는 '2025년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경북 경주시를 최종 선택하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천년고도(古都) 경주의 문화유산, 관광 인프라, 안전한 경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경쟁 도시였던 인천이나 제주를 따돌린 배경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상회의 만찬 장소가 국립경주박물관 중정(中庭)에서 돌연 보문단지내 호텔로 변경된 점은 실망스런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경주다움'을 잃는 정상회의가 아니냐고 걱정한다.


정부는 경주박물관 만찬장의 수용 규모가 예기치 않게 줄어들고, 식당과 화장실 등의 동선이 불안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80억 원의 건축비를 들여 현재 공정률 95%인데, 행사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장소를 전격 변경한 것은 정상회의 준비에 실수가 있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실제로 경주 정상회의는 지난해 12·3 계엄사태와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방치돼온 측면이 있다.


역대 APEC 장소는 인도네시아 발리, 일본 오사카, 필리핀 수빅, 멕시코 로스카보스, 미국 호놀룰루, 베트남 다낭 등 그나라 수도가 아닌 지방도시가 대부분이었다. 역사·관광 자원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만찬장 변경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 해도 경주 선택의 애초 취지는 퇴색시키지 말아야 한다. 경주가 보유한 왕릉, 불국사와 석굴암, 박물관과 왕관이란 유산을 부각할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한류 선풍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는 관점의 산물이다. 경주를 세계적 역사도시 반열에 올리겠다는 의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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