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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된 한국인 최대 1천명”…캄보디아서 정부 통계 넘는 증언

2025-10-14 18:29

고수익 알바 믿고 입국…여권 빼앗기고 강제노동
하루 2~3건 구조 요청…실제 피해 규모 훨씬 클 듯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도로. 연합뉴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도로. 연합뉴스

캄보디아발 취업사기 및 감금 범죄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감금된 한국인이 최대 1천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현지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10년째 선교활동 중인 A목사는 14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늦은 밤 가방 하나 들고 공항에 도착한 한국 청년들을 중국인들이 곧장 시아누크빌·보코산 등 범죄단지로 데려간다"며 "이들 대부분은 고소득 일자리 광고에 속은 피해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국 직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철조망 건물 안에서 온라인 도박이나 보이스피싱 업무를 강요당한다"며 "돈을 내면 풀어준다는 협박까지 받는다"고 덧붙였다. 5면에 관련기사


현지 선교·교민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구출된 한국인은 200여명이며, 올해는 이미 300명을 넘어섰다. A목사는 "시아누크빌과 프놈펜 일대에 중국인 총책이 운영하는 불법단지가 여러 곳 있으며, 감금된 한국인이 최대 1천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외교부가 발표한 80여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실제 피해 규모가 훨씬 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 목사는 "감금된 피해자들은 잠깐의 외출 때 탈출해 도움을 요청한다"며 "하지만 캄보디아 경찰은 신고자가 텔레그램으로 현장을 직접 보여줘야 출동하기 때문에 구조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지 교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코로나19 이후 카지노산업 붕괴와 맞물린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 중국 자본이 운영하던 200여개의 카지노가 문을 닫으면서 빈 건물들이 생겨나고, 이곳이 불법 온라인 사기 조직의 근거지로 변했다는 것이다. A목사는 "정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지만 문제의 본질은 여행객이 아니라 불법조직"이라며 "정상적인 교민이나 관광객은 범죄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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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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