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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폭력 가해자의 대입 탈락…“성적보단 인성”

2025-11-06 08:24

2025년 대학입시 때 경북대를 비롯한 거점 국립대 6곳이 학교폭력 가해 기록이 있는 지원자 45명을 불합격시킨 사실이 올해 국정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가장 많은 학폭 전력자를 탈락시킨 대학은 경북대로 22명(수시 19명, 정시 3명)을 불합격시켰다. 서울대는 2명, 부산대는 8명을 탈락시켰다. 2026년 대학입시부터는 모든 대학이 의무적으로 학폭 기록을 감점 요인으로 반영해야 해, 학폭 전력자의 불합격자 수는 늘어날 것이다.


학폭 전력자의 탈락은 대학입시의 새로운 장면으로만 볼 게 아니다. 대학이 교육의 본령(本領)을 되찾는 출발점이다. 동시에 '공부만 잘하면 용서된다'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높은 점수와 화려한 수상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짓밟은 행위는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난다.


학교폭력을 혈기왕성한 사춘기 시절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데, 가해자는 아무 일 없었는 듯 불이익이 없다면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 물론 10대 청소년기 때 저지른 잘못으로 대학 진학까지 막는 것은 과한 징벌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순간의 실수와 반복된 폭력은 당연히 구분돼야 한다. 진심 어린 반성과 피해학생에 대한 회복 노력이 있는 경우에는 재기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회복 가능성이 있는 학생에게까지 문을 닫는다면 교육의 포용성은 훼손된다. 물론 그것은 제도의 보완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학폭 전력자의 탈락 원칙을 흔드는 이유가 되서도 안된다. 대학의 문은 성적 앞이 아니라, 인성 앞에 열려야 한다. 그 문턱을 넘어설 자격은 지식보다 인간에 대한 존중을 배운 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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