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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다름은 틀린 게 아니에요” 아이들이 경험으로 말하는 ‘다양성’

2025-12-02 22:04

‘아동이 말하는 다양성 권리 포럼’ 열려
어른의 시각 아닌 아이들의 언어로 푼 ‘공존’

지난달 26일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경하홀에서 아동이 말하는 다양성 권리 포럼이  열리고 있다.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난달 26일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경하홀에서 '아동이 말하는 다양성 권리 포럼'이 열리고 있다.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난달 26일 대구 경북대 글로벌플라자 경하홀에선 조금 다른 온도의 포럼이 열렸다. 무대 스크린에는 샌드아트, 스톱모션, 메타버스 영상 등 아이들이 직접 만든 작품이 이어졌고, 객석에선 부모님과 주민, 교사, 아동교육 관련 종사자들이 조용히 숨을 고르며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달서구성서종합사회복지관이 마련한 '아동이 말하는 다양성 권리 포럼'은 어른이 정의하는 개념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경험하고 느낀 다양성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성서종합사회복지관과 경북대 사회복지연구소, 사회복지학부가 함께 준비했으며, 삼성꿈장학재단이 지원했다.


포럼의 중심에는 복지관 미디어 창작 프로젝트 '꿈틀꿈틀 메이커스'가 있었다. 성서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각자의 이야기와 상상력을 모아 만든 결과물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 특성이 자연스럽게 '다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효성중 1학년 진종임 학생은 친구들과 만든 샌드아트 애니메이션 '비밀의 모래'를 소개하며 이렇게 전했다. "처음에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왜 말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함께 영상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름은 틀린 게 아니라 그 친구만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죽전초 6학년 김주원 학생도 메타버스에서 다양성을 표현한 경험을 소개하며 "앞으로 편견 없이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짧은 한 문장이었지만, 그 안의 다짐은 깊었다.


기조 강연에서 장한업 이화여대 교수가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존엄과 연결되는 가치'라고 강조했고, 경북대 최권호 교수는 '꿈틀꿈틀 메이커스'를 통해 아동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분석해 전했다. 두 강연은 아이들의 실천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포럼을 바라보는 동안 성서마을이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챙겨야 하는 대상으로만 보이던 아이들이 이제는 마을의 변화 방향을 스스로 말하는 주체로 무대에 서고 있었다. 작은 경험과 솔직한 목소리가 모여 우리가 함께 살아갈 길을 조용히 비추고 있었다.


진종임 학생은 발표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학교와 마을이 서로의 다름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 말은 단순한 소감이라기보다, 마을을 향한 어린 시민의 제안처럼 들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어른들의 표정은 성서마을에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만든 따뜻한 움직임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시민기자로서 그리고 같은 마을 주민으로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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