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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홍사과’, 세계시장 노린다...문경시 ‘감칠단맛’ 완성

2025-12-02 19:16
올해 APEC 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과 대표단에게 선보인 문경 감홍사과. <문경시제공>

올해 APEC 정상회의에서 세계 정상과 대표단에게 선보인 문경 감홍사과. <문경시제공>

2025년 고객신뢰도 1위 프리미엄 브랜드 문경감홍사과가 농특산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문경시제공>

2025년 고객신뢰도 1위 프리미엄 브랜드 문경감홍사과가 농특산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문경시제공>

문경의 산자락마다 붉은빛이 번진다. 아침 이슬이 걷히면 사과밭에는 달콤한 향기가 피어오르고, 농부들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감홍(甘紅)'이라 불리는 사과가 붉게 익어가며 문경의 가을을 상징한다.


문경은 해발 200~400m의 분지형 고랭지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진다. 이 독특한 기후가 감홍사과의 단맛과 향을 농축시킨다. 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당도를 높이고, 밤에는 서늘한 공기가 산미를 살려 '감칠단맛'을 완성한다. 김경훈 문경시 전략작목연구소장은 "감홍은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밀도감이 다르다. 이는 품종 특성보다 문경의 공기와 흙, 일조량이 만든 결과"라며 "문경 감홍은 평균 당도 17브릭스 이상으로, 일반 사과보다 2~3브릭스 높다"고 설명했다.


감홍은 재배 난도(難度)가 높은 까다로운 품종이다. 병해충과 기상 변화에 민감하고, 착색 관리에도 세심한 기술이 필요하다. 문경새재, 가은, 농암 등 주산지 농가들은 공동방제와 드론·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해 품질 균일화를 꾀하고 있다. 문경읍에서 20년째 사과농사를 하는 문형태(50) 씨는 "감홍은 예민해 손이 많이 간다"며 "일조량과 배수 관리, 수확 시기 조절이 조금만 어긋나도 상품성이 떨어진다. 농부의 감각이 곧 기술"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감홍의 선명한 붉은빛은 수많은 농부의 땀과 감각이 빚어낸 예술이다.


문경시는 감홍사과의 안정적 생산과 유통을 위해 공동선별장 현대화, 스마트 관수시스템 확충, 친환경 농자재 보급, 브랜드 포장재 통합 관리 등을 추진 중이다. 또 농가 맞춤형 교육과 품질평가제를 운영해 상품 표준화에 나서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감홍은 단순한 인기 품종이 아니라 문경의 기후와 기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스마트농업과 브랜드 마케팅을 접목해 '문경형 고품질 사과산업'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감홍사과는 서울 가락시장과 대형 유통망을 통해 전국 주요 도시에 공급되고 있으며, 온라인 직거래 매출도 매년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5 문경사과축제' 기간에는 46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축제 기간 판매된 감홍사과만 157톤, 판매액은 25억 원을 넘었다. 감홍은 이제 단순한 지역 특산품이 아니라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문경 감홍사과는 올해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세계 정상과 대표단에게 선보이며 국제 무대에 올랐다. 'APEC 개최기념 경북사과 세계화를 위한 문자사과 홍보계획'의 일환으로 경상북도농업기술원과 함께 추진된 이번 사업을 통해 문경 감홍은 대한민국 대표 'K-프리미엄 과일'로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납품된 '문경 감홍 문자사과'는 'APEC 2025 KOREA', 'K-POP', 금관, 첨성대 등 문양을 새긴 사과로 제작됐다.


다맛농원(이문재), 송제농원(박인수), 토끼와옹달샘(권순용), 애플스타(노진수), 아자개농원(박왕규) 등 지역 5개 농가가 참여했다. 문자사과는 차광 필름을 이용해 문양을 형성하는 고난도 기술이 적용됐으며, 17브릭스 이상의 높은 당도와 장미 향, 선명한 색감으로 예술적 조형미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감홍 문자사과의 APEC 납품은 문경 농업인의 기술과 정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이번을 계기로 문경 사과가 세계적 명품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감홍사과를 중심으로 농업·문화·관광이 융합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사과를 활용한 와인, 식초, 디저트, 향수, 캔디 등 2차 가공품 개발과 함께 '문경사과테마공원', '사과밭 난쟁이노래방', '백설공주 인생네컷' 등 체험형 관광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청년농부들이 주축이 된 '감홍 청년 브랜드 프로젝트'에서는 SNS 홍보와 디자인 패키징, 라이브커머스 등으로 젊은 감각의 브랜드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감홍사과 한 알. 그 속에는 문경 농부의 땀과 정성, 그리고 자연의 시간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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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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