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의 서로 다른 TK공항 해법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이 그저께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건설사업과 관련, "1조원 정도를 기채(起債)해, 지방비로 사업비를 충당하고 부족분은 중앙정부에서 돈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구청장의 해법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제안과 같은 맥락이다. 이 지사는 최근 3선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 지원 외에 대구시, 경북도가 각자 1조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자'고 대구시에 제안한 바 있다. 지금은 대구시 단독 사업이지만 경북도가 공동 사업자로 참여해, 대구시의 재원 마련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홍의락 전 국회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아시아포럼 21 초청토론회에서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분리해서 가야 한다고 본다"며 "군공항 이전은 광주·수원 등 다른 군공항 이전 과제와 묶어 정부가 공동 TF를 만들어 추진하고, 민간공항은 이미 합의된 부분부터 계획대로 진행하면 된다"고 했다. 대구시장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앞서 TK공항 건설을 정부 재정사업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이 제시한 해법은 공자기금을 TK공항 건설 재원으로 삼겠다는 대구시의 현 방침과는 다른 것이다. 공자기금 방식은 홍준표 전 시장 때 새로 마련된 방안이나, 현재까지 결과가 없다. 대구시장 출마 예상자중 공자기금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사도 없는 상태다. 지역 최대 현안이지만 진척 없는 TK공항 건설에 대해 대구시장 예비후보들이 각자 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공론화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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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던지듯 가벼운 말에 국가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
17일 탈모케어 샴푸로 유명한 TS트릴리온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불러온 효과이다. 전날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탈모가) 미용 문제로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면서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검토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탈모가 생존의 문제라는 인식에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업이나 사회적 관계,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생존 문제라고 표현하신 것 같다"고 했다.
취업이나, 사회적 관계, 정신건강에 영향을 주는 게 탈모만 있는 게 아니다. '의학적 사실'보다 '사회적 해석'이 더 크게 작동하는 신체적 특징에는 여드름이나 피부 트러블, 주름, 키 등도 있다.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보고 건강보험을 적용하려면 레이저 치료, 여드름 흉터 제거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도 문제다. 정 장관은 유전적인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재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국회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은 2026년 적자에 진입하고, 누적 적립금은 2030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소벤처기업무 업무보고에서 "납품 기업이나 대리점 등 특정 기업과 거래하는 동종 업체들이 집단으로 협상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집단행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힘의 균형이 맞을 것 같다"고도 했다. 중소기업과 가맹점의 집단행동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약자 기업의 협상력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을과 을의 갈등, 시장 부작용 우려도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 자칫 큰 혼란을 부를 수도 있다. 국가 질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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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총재 "고환율, 위기라 할 수 있다", 심각히 받아들여야
원·달러 환율이 한국경제의 우환으로 떠오르고 있다. IMF 외환위기의 역사적 뼈아픔을 가진 우리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국면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1천500원대를 육박하는 환율과 관련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전방위적 조치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국가 신인도가 크게 하락한 지난해 12.3 계엄 수준으로 급등했다. 11월 월평균 환율은 1천460원대로 IMF 외환위기의 여파가 가지지 않은 1998년 3월(1천488원) 이후 월평균 최고치를 찍었다. 이 총재가 "우리나라는 현재 순대외 채권국이라 환율 절하에도 불구하고 국가 부도 위험이 있는 금융위기는 아니다"고 언급했지만, 한국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 비춰볼 때 고환율은 절대로 만만히 볼 수 없다. 이 총재가 특히 "환율로 우리 내부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극명히 나뉜다"고 지적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해외에 투자한 자산가들은 고환율로 불로소득을 얻고 있지만, 수입 석유류와 농축산물, 생필품 값 상승에 노출된 서민들은 그대로 소득 감소의 불이익을 당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4천300억 달러에 달하는 한국의 외환보유액도 부족한 것으로 지적한다. 대만의 경우 6천억 달러가 넘는다. 올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무려 290억 달러어치의 해외주식을 사들였다. 더구나 한국의 원화는 알다시피 기축통화가 아니다. 만사 불여튼튼이다. 조그마한 구멍이 스나미를 몰고 올 수 있는 것이 환율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으로서 고환율이 경쟁력을 높이는 강점도 있지만, 자칫 국가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면밀한 관리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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