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일본을 방문, 1박2일 일정으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외교를 펼쳤다. 두 정상의 만남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공식적으로 다섯 번째다. 작금의 국제정세가 굉장히 혼란스럽고, 특히 두 나라의 관계가 평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만남은 한·일 셔틀외교의 완전한 복원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현장에 투사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일본 방문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불과 엿새만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대만 사태를 가정한 다카이치의 자위대 파병 발언'으로 극도의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 이 대통령이 그 긴장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중립적 입장을 견지한 것도 실리외교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이 대통령은 과거 야당 시절, 일본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주저하지 않은 이력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 수산물 수입이나,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국수적 발언으로 일본을 긴장시켰다. 집권 후 우려를 불식시키고 전략적 협력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3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가 복잡하지만, 좋은 점들을 더 발견해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다카이치도 "일·한관계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담 장소는 다카이치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나라현(奈良県)에서 열렸다. 장소 선정에서부터 공을 들였다는 의미이다. 나라는 경주와 55년째 자매도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다음 회담에서는 고향인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정상회담도 수도가 아닌 두 나라의 지역을 돌아가면서 열린다면 양국 관계가 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를 딛고 미래로 향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더욱 명백해지고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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