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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1년 12번 지내다 초저녁에 한차례만…변화하는 제사 문화

2026-01-20 19:55

영천 청통면 김해김씨 종가
전통 본질 지키면서 간소화

경북 영천시 청통면 김해김씨 종가에서 제사를 준비하고 있다.

경북 영천시 청통면 김해김씨 종가에서 제사를 준비하고 있다.

경북 영천시 청통면 김해김씨 종가에서 전통 제사 문화가 조용히 변화하고 있다. 친지들이 모두 모이고 자정이나 되어서 지내던 제사였지만 이제는 초저녁 8시면 지내게 됐다. 최근 이 종가에서는 조부의 제사를 지내며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관행을 간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과거 이 집안의 제사는 자정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것이 관례였다. 친지들이 모두 모여 밤늦게 이어지던 제사는, 몇 해 전부터는 초저녁인 오후 8시에 봉행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정 무렵 제사를 지내고 다음 날 다시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특히 이 집안은 설날과 추석을 비롯해 고조, 증조, 조부모 제사뿐 아니라 과거 두 번째 부인으로 계셨던 조상들까지 포함해 1년에 많게는 12차례 제사를 지내오던 전통을 지켜왔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가족들은 긴 논의 끝에 제사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제사 말미, 제주는 조상에게 "이제는 매년 오늘 한 차례만 모시고, 설과 추석에는 산소에 찾아 뵙겠습니다"고 고하며 변화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 순간, 오랜 세월 종가를 지켜온 어른은 마당으로 나와 눈물을 흘리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종가의 장손이 해외에 거주하면서 제사 때마다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는 현실 또한 이러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장손 없는 제사를 이어가는 데 대한 부담과, 전통을 자신의 대에서 정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겹친 결과였다.


이제 이 집안은 1년에 한 차례, 온 가족이 모여 조상을 기리고 그 정신을 되새기는 방식으로 제사 문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제주는 "내가 살아 있을 때 제사를 정리하지 않으면, 남은 자식들이 외국에서 마음이 짐이 될 것 같다"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단순히 제사를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전통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


한때 대청마루에 큰 상을 차리고 수십 가지 음식을 올리며 밤새 이어지던 유교적 제례 문화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제사 또한 우리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에 놓여 있는 셈이다. 전통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하는 이러한 변화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제사 문화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1년에 한 번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제사를 지내면서 조상의 얼을 길이기로 한 것이다.


글·사진=이경화 시민기자 leekyunghwa101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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