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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스마트폰 세상보기] 화원역 ‘착한 피아노’가 건네준 따뜻한 위로

2026-01-20 19:54
대구지하철 1호선 화원역사에서 한 시민이 착한 피아노를 연주하며 겨울 오후에 잔잔한 선율을 전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1호선 화원역사에서 한 시민이 '착한 피아노'를 연주하며 겨울 오후에 잔잔한 선율을 전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1호선 화원역사에서 한 시민이 착한 피아노를 연주하며 겨울 오후에 잔잔한 선율을 전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1호선 화원역사에서 한 시민이 '착한 피아노'를 연주하며 겨울 오후에 잔잔한 선율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송년모임을 앞둔 겨울 오후 5시 무렵, 대구지하철 1호선 화원역사는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두툼한 외투에 몸을 감싼 채 개찰구를 향해 서둘러 걷던 순간, 역사 안을 채우는 은은한 피아노 소리가 바쁜 움직임을 잠시 멈추게 했다.


소리를 따라가자, 역사 한편 작은 무대 위에서 한 여성이 조용히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화원역에 설치된 '착한 피아노'였다.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개방된 이 피아노는 간단한 이용수칙만 지키면 시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연주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차분하고 담담했다. 차가운 겨울 공기에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건반 위를 흐르는 선율과 함께 서서히 풀렸다. 문득 어린 시절 동네 피아노 학원 앞을 기웃거리던 기억이 떠오르며, 바쁘게 흘러가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했다.


지나가던 시민들 역시 발걸음을 늦추거나 잠시 멈춰 서서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이도 있었고, 휴대전화로 조용히 순간을 담는 이도 있었다. 누구 하나 크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피아노 소리는 역사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화원역사의 높은 벽면에 걸린 대형 미술작품과 피아노, 그리고 연말 분위기를 더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은 삭막할 수 있는 지하철 공간에 따뜻한 풍경을 더했다.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아노는 공연장이 아닌 '쉼의 공간'으로 자리했다.


지하철은 목적지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는 공간이지만, 때로는 이런 짧은 여유가 하루의 결을 바꾼다. 화원역의 '착한 피아노'는 연주자와 청중의 경계를 허물고,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시민들에게 짧지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연말의 분주함 속에서 우연히 마주한 몇 분간의 연주. 그 선율은 오래 머물지 않았지만, 겨울 오후의 기억 속에 잔잔한 여운으로 남았다. 지하철을 타기 전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던 그 순간은, 동네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풍경이었다.


글·사진= 김동 시민기자 kbosc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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