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회전율 2.38%, 지난달 대비 0.72%p 상승
전문가 “전쟁 변수 큰 상황, 분할 매수·매도 등 신중 대응 필요”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직장인 박원준(38·대구 수성구)씨는 최근 출렁이는 코스피 시장을 보며 고민이 깊어졌다.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 박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국민주'로 불리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 상승세가 이어질 것만 같던 주식이 하루 사이 10% 이상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자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박씨는 "이틀 연속 하락장이 찾아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계속 주식 애플리케이션만 보고 있었다"면서 "주변에서는 주가가 떨어질 때 강하게 추가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미 고점이니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대구지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매수와 매도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일까지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2.38%다. 지난달 1.66%보다 0.72%p 증가한 수치다.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단기 매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일 코스피는 7% 하락하며 크게 밀렸다. 하락세는 다음날까지 이어져 지난 4일에는 낙폭이 12%까지 확대되며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5일에는 9.6% 급등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움직임도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주가 급락을 매수 기회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 금융권 집계 결과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40조7천22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도가 아닌 실제 사용된 대출 잔액이다. 지난 2월 말 39조4천249억원에서 5일 만에 1조2천979억원 늘어난 규모다. 실제 영업일 기준으로 보면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사이 약 1조3천억원이 증가했다.
직장인 이모(40·여·달서구)씨는 "주변에서 코스피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며 대출을 받아서라도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 저점 매수 기회라는 말을 듣고 대출을 받아 투자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 방향 설정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옥영경 iM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전쟁 상황의 전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정 방향에 크게 베팅하기보다는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 등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윤
영남일보 정지윤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