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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반지하 가족서 서울시 공공 와이파이 정책 착안했죠”

2026-03-17 22:50

■출향인사를 찾아서/ 구미 출신 이원목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

시민 호응 1위 공공자전거 ‘따릉이’…스마트폰 앱 기반 설계 획기적 운영
지방정부 최초 美 CES ‘서울관’ 운영…신기술 가져올 미래 일찌감치 예견
“헌법상 주어진 거주이전 자유처럼…누구나 통신망 접근 디지털 격차 해소”

1420만 국내 최대 인구 경기도…반도체∙AI∙로봇 포진 한국경제 성장엔진
“고령화·인구소멸 확정된 현실…들어와 살고싶게 만드는게 근본적 방안”

구미 출신의 이원목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가 서울시 스마트 도시정책관으로 재임 당시 추진한 공공 와이파이 정책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김은경 기자>

구미 출신의 이원목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가 서울시 스마트 도시정책관으로 재임 당시 추진한 '공공 와이파이' 정책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김은경 기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도심 어디서나 공공 와이파이가 터지고, 사물 인터넷 기반의 공공 자전거들이 시민의 이동권을 보장한다. 이처럼 서울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도시로 안착하기까지는 이원목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이사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경북 구미 출신으로 1996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재임 중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마곡 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에 투입돼 서울시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서울시에서 퇴임하고 이달부터 경기신용보증재단에 출근한 이 상임이사는 "되돌아보면 저의 공직 여정은 변화의 현장에서 제도와 사람을 통해 적절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갈등과 위기의 순간마다 시민의 삶을 중심에 놓고 고민했다"고 밝혔다.


◆공공에 뿌리 둔 스마트행정가


-2018년 '스마트도시정책관'을 맡아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정책을 추진하셨죠?


"영화 '기생충'에서 주인공 가족이 반지하방에서 카톡을 연결하기 위해 화장실 변기 위에 올라가서 와이파이를 잡는 장면을 보면서 사업을 착안했습니다. 헌법상 주어진 '거주이전의 자유'와 같이 누구나 요금제와 관계없이 '통신기본권' 개념으로 통신망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야 하고, 또 디지털 사회에서는 도로망과 마찬가지로 도시의 기본 인프라로 공공 통신망과 와이파이가 설치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어려움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추진 과정 중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사회'가 도래하면서 사업의 시급성과 필요성은 더욱 절실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박원순 시장님이 유고되는 상황을 맞았고, 거대 통신사의 반발, 나아가 '전기통신사업법' 해석을 둘러싸고 당시 주무부처인 과기통신부와 정면충돌하기도 했지만 강행했습니다."


-서울시 정책 중 시민들에게 가장 호응을 얻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역시 이사님의 손길이 스며있지요?


"2013년 '보행자전거과장'으로 발령이 났어요. 당시 박 시장은 '차량 중심의 교통행정'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자고 주창하고 있었고, '보행과 자전거교통 활성화'가 그 핵심 중의 하나였습니다. 막대한 비용 문제로 고민하던 중 스마트폰의 앱을 기반으로 시스템 설계를 도입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향후 유지관리도 용이하다는 아이디어가 나와 획기적 반전을 이뤘죠."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으로 있으면서 시정 전반에 신기술을 입히는 노력을 하셨지요?


"2020년 미국의 CES(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에서 지방정부 처음으로 '서울관'을 운영했습니다. 그때 느꼈던 '신기술과 거대 플랫폼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이제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것 같아요. 공공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는 취지로 6개 부서에 하나씩 6S(Smart-Network, Pole, Dot, Data, Map, Security)전략을 추진하기도 했지요."


◆정보 범람 속 정의∙공정 퇴색


-디지털 격차가 사회적 갈등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도 발 빠르게 도입하셨죠?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재택근무, 재택수업, 원격회의, 스마트폰 주문과 배달이 갑자기 뉴노멀이 됐죠. 카톡도 잘 안 하던 어르신이 인터넷 뱅킹을 해야 하고 식당에서는 키오스크로 주문을 해야 했죠. '어디나 지원단'을 만들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교육을 수요자 관점으로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웬만한 지자체와 복지관, 동사무소에서도 하고 있더군요."


-여와 야로 나뉜 한국사회에서 아무리 우수한 정책을 추진해도 내편이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부침을 겪기도 하지요?


"한국만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혼돈과 갈등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와 기술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했지만 인류의 양심과 지성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정보의 범람 속에 중요한 진실은 증발되고, 정의와 공정의 기준이 자기 편의 이해에 종속되며, 작은 이익에 눈멀어 보다 큰 가치를 내팽개치는 몰염치가 능력이 되는 상황입니다. 근데 이런 세상이 오래 갈까요? 정치의 변화와 함께 사회 전반에 '도덕적 대각성운동'이라도 일어나야 할 판인 듯해요."


-'좋은 행정가'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경험을 놓고 보면 사회와 우리 공동체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지는 않고, '내가 무엇이 될 것인가?'만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은 그것을 할 수 있는 준비와 역량을 체크하고 의지와 책임을 우선합니다. 반면 무엇이 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역량과 책임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얻을 '잿밥'에만 눈독을 들이는 경향이 있지요."


◆"경기도, 반도체·AI 밀집한 성장엔진"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신보') 상임이사에 최근 선임되셨죠?


"경기도는 이제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중심'입니다. 1천420만 명의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지자체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에 있어서는 반도체를 비롯해 AI, 로봇, 자율주행, 바이오 등 미래 한국경제의 성장엔진들이 모두 경기권에 포진해 있는 상황입니다. 또 교통, 주거, 돌봄과 복지 등 국민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들도 경기도의 역할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커졌습니다."


-서울 인구는 줄지만 경기도는 오히려 늘고 있는 만큼 신보의 역할도 더욱 커지겠죠?


"신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보증여력을 높여 서민경제의 핏줄이 원활하게 순환되게 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1996년 최초의 지역신용보증조합으로 출범한 경기신보는 이번 달에 창립 30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누적보증 60조원을 3월 초에 달성했고, 올해 기준 보증잔액도 8조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경기신보가 그동안의 성장을 기반으로 서민경제의 활력과 온기를 불어넣는 '비즈니스 성공파트너'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5백여 임직원들을 잘 도와 주어진 역할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지방소멸이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그동안의 투자와 노력이 아쉽긴 하지만 고령화와 인구감소는 이제 '확정된 현실'이라고 봐야 합니다. 희망고문과 비현실적 구호로 시간과 재원을 더 이상 낭비하지 말고 현실적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체계의 정비와 보강, 인구감소에 대응해 AI나 로봇을 활용하는 지역경제 활력확보 방안 등이 핵심과제가 되겠죠."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을까요?


"복지는 공공의 투자 확대와 함께 민간의 창의력과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3요소로 하는 지속가능한 모델이 떠오릅니다. 경제에 있어서도 '너도나도 똑같은 양적 확대 계획'을 세우고 중앙정부 예산 따오기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고유의 특성과 자산에 기반한 개성 있는 '자기만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국에는 수천 명 단위의 지방 정부도 많습니다. 금전적 지원을 포함한 인위적 인구 유입정책이 지속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고유한 장기 비전을 세우고 자체 역량을 강화해 '개성 있는 삶의 양태와 질'을 만들어 타 지역에서 들어와 살고 싶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 방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각종 행정기구와 재원배분의 기준을 주로 인구수로 설정하고 있는 지방자치법과 지방재정법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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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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